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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스포츠] [리뷰] 세계가 놀란 조선 청년…뮤지컬 '밀사-숨겨진 뜻'

    전시/공연 | 05-31 10:57


    (서울) 김종환 기자 = 뜨거운 애국심과 유창한 말솜씨로 세계를 감동하게 한 조선 청년이 있다. 일생을 타국을 떠돌다 역사에서 실종된 사나이. 1907년 헤이그로 파견된 20살 청년특사 '이위종'의 이야기다.




    이위종의 삶을 조명한 창작뮤지컬 '밀사-숨겨진 뜻'이 공연 중이다. 서울시뮤지컬단이 만든 작품은 일제 침략의 부당성을 세계에 알리고자 했던 3인의 '헤이그 특사' 이야기를 토대로 했다.



    [공읽남] 세계가 놀란 조선 청년…뮤지컬 '밀사-숨겨진 뜻' 


    작품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1895년 을미년.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들에게 시해되던 그 날. 이를 목격한 어린 왕족이 있다. 바로 '이위종'이다. 이위종은 이후 조선의 주미 대사 등을 역임한 아버지를 따라 각국을 떠돌게 된다. 해외에서 성장한 이위종은 구한말시대 영어와 프랑스어, 러시아어 등 7개 언어에 능통한 유일한 조선인이 된다.




    1905년 을사년, 고종은 매국노 이완용 등 일명 '을사오적'에게 조선의 외교권을 일본에 넘기라는 협박을 받는다. 이른바 '을사늑약'의 사건이다. 나라의 주권을 빼앗긴 고종은 1907년 만국평화회의가 열리는 네덜란드 헤이그로 밀사를 파견한다. 고종의 명을 받든 이준은 러시아에서 이상설과 이위종을 만나 헤이그로 향한다.

    헤이그에 도착한 특사 3인은 우여곡절 끝에 각국 신문기자단 국제협회에 참석해 발언할 기회를 얻고, 외국어에 능통한 이위종의 활약으로 일본의 침략을 폭로하며 조선의 현실을 알리게 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이들은 비극적인 운명을 맞게 된다.




    작품은 국사 교과서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그만큼 예측 가능한 극의 전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자료가 미흡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위종의 이야기를 새롭게 발굴해 낸 것은 흥미롭고 매혹적이다. 조선 말기 법무 대신을 지닌 이범진이 이위종의 친부다. 이범진은 친일파 등으로 인해 신변이 위험해지자 자원해서 미국으로 건너가 외교관 역할을 했다. 이후 프랑스와 러시아 등을 돌며 국권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 그런 이유로 일본의 감시가 끊이지 않았던 그는 암살 위협에도 시달렸다. 그런 부친과 함께 해외를 떠돌던 이위종도 생명을 위협받는 삶을 살아왔을 터다. 하지만 이위종은 호방하게 잘 성장했다.




    이십 대 젊은 나이에는 러시아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러시아 여성을 만나 결혼하게 된다. 이후 헤이그로 떠난 이위종의 삶은 암흑 속으로 빠져든다. 헤이그 특사 문제로 고종이 강제 퇴위를 당하자, 이에 슬퍼한 이위종의 부친은 자결한다. 이위종의 친형 이기종은 헤이그 특사 사건 직후 일본 헌병대에 끌려가 가혹한 고문을 받고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다 결국 객사한다. 이위종은 이후 연해주에서 독립군으로 활동하다 러시아 사관학교에 들어가 일본군과 싸우지만 끝내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숨을 거두는 비극을 맞는다.




    작품은 이위종의 삶을 미화하거나 영웅화하지 않았다. 되려 조국이 자신에게 무엇을 해주었느냐며 따져 묻고, 임무에 실패할까 두려워하는 등 이위종의 인간적인 고뇌를 담아내려 애썼다. 죽음을 앞두고 부친을 그리워하는 그의 모습에선 미약하고 비극적인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이위종의 삶을 통해 조명되는 역사 속 이야기도 관객의 가슴을 벅차게 한다. 무대에서 재현되는 '명성황후 시해사건'과 을사늑약 등의 비극적인 사건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 무겁고 강렬하다. 깔끔한 무대 연출과 조명은 장면의 집중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아코디언으로 연주되는 러시아 음악과 춤사위도 작품을 즐기는 관람 포인트다.

    서울시뮤지컬단은 "이위종은 올해 탄생 130주년을 맞이하지만, 이상설, 이준 열사와 비교해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역사적으로 보존된 자료로 미비하다"며 "작품을 통해 그의 생애를 다시 한 번 돌아보고 그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6월 11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만나 볼 수 있다.

    kk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5/30 17:2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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