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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일본인이 기록한 남북한 위안부 할머니 20명의 목소리

    | 04-05 11:00

    '기억하겠습니다' 출간


    (서울) 황희경 기자 = 일본인 포토저널리스트인 이토 다카시는 1981년부터 일본의 원자폭탄 피해실태를 취재하던 중 피폭자 중 조선인이 약 7만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일본 사회에서는 알지 못했던 사실에 충격을 받은 그는 그때부터 한반도에 사는 피폭자를 비롯해 일본의 식민 지배로 피해를 본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그중에는 일본에 강제로 끌려갔던 일본군 위안부 여성들도 있었다.

    '기억하겠습니다'(알마 펴냄)는 1991년 10월 지금은 고인이 된 김학순 할머니와 처음 만난 이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취재해왔던 이토 다카시가 남북한의 위안부 할머니 20명의 생생한 증언을 기록한 책이다.

    할머니들의 증언 내용은 우리가 이미 일부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눈물을 흘리며 증언하는 할머니들의 사진과 함께 다시 한번 충격과 분노를 준다.

    일본인 남성인 저자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취재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할머니들은 그에게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과거 일본이 저질렀던 일들을 일본인이 직접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피해자들의 분노와 슬픔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이처럼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취재는 없었다"면서 "몇 번이나 그만둬야겠다고 생각도 했지만, 취재를 계속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일본의 중대한 국가 범죄를 분명하게 규명하는 것이 일본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책에 증언이 소개된 할머니 20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4일 이순덕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이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38명으로 줄었다.

    저자는 "식민지 지배 피해의 기억이 급속히 풍화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미 피해자 대부분이 사망했기 때문"이라며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지배하지 않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피해자의 경험을 기록해 후세에 남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취재 과정의 녹음 기록과 영상 기록을 보존하고 공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한 사람당 15∼30분씩 증언 내용을 담아 일본어판, 영어판, 한국어판으로 만들어 웹사이트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2014년 일본에서 출판된 책을 사진가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안해룡씨와 번역가 이은씨가 함께 번역했다. 332쪽. 2만2천원.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4/05 09:5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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