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열흘 이상 앞당겨지고 기간도 13일→8일로 단축
알맹이 빠진 업무보고 우려도…"중요 정책은 새 정부에서 내놓을 것"
이한승 기자 = 2017년 정부 부처의 업무보고가 4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부 업무보고는 각 부처가 대통령에게 한 해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할 업무 계획을 보고하고, 국민에게 설명하는 자리다. 올해에는 직무 정지 상태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 대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업무보고를 받는다.
이에 따라 행사장소도 청와대에서 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으로 바뀌었고, 업무보고 기간도 지난해 13일에서 올해 8일로 단축됐다.
또 업무보고 일정도 지난해에는 14일부터 시작했지만, 올해에는 열흘 정도 앞당겨졌다. 이와 함께 보고의 간소화를 위해 파워포인트(PPT) 없이 한글 문서 형태로 보고하도록 했다.
권한대행 측은 "업무보고 기간을 단기화하고 실질적 내용 위주로 보고하도록 했다"며 "정부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정부가 실질적으로 가동되게 한다는데 포인트를 뒀다"고 설명했다.
황 권한대행은 첫 번째 업무보고 일정으로 국방부, 외교부, 통일부, 보훈처 등 4개 기관이 참여하는 외교·안보 분야를 택했다. 지난해에는 경제 부처 업무보고가 첫 번째 일정이었다.
황 권한대행은 외교·안보 분야 업무보고를 첫 일정으로 잡은 배경에 대해 "엄중한 안보 상황을 고려해 신년 업무보고는 제일 먼저 '굳건한 안보'를 주제로 외교·안보 부처 업무보고를 국민에게 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관계부처 장관 등 소관부처 공무원들과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 등 118명이 참석했다.
업무보고는 황 권한대행의 모두발언·부처별 업무보고·토론 등의 순서로, 오전 9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국방부는 이 자리에서 유사시 북한 전쟁지도부를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할 특수임무여단을 2년 앞당겨 올해 창설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기 위해 제재와 압박을 위주로 한 대북정책의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올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비롯한 전방위적 대북제재·압박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업무보고가 알맹이가 빠진 '수박 겉핥기'가 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의 기한은 정해져 있고,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조기 대선이 치러질 수 있는 만큼 정부 부처 사이에 중요한 정책은 새로운 정부에서 내놓겠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는 것이다.
한 중앙부처의 고위 공무원은 "새 정부가 들어섰을 때 중요한 정책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새로운 정책은 감추려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jesus7864@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1/04 12:0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