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한 이야기, 배우들의 부족한 연기력 아쉬움 남아
윤고은 기자 = 옥녀는 조선의 원더우먼이었다. 너무 바빴고, 영웅적이었지만 산만했고 황당했다.
'허준'과 '상도'에 이어 세번째로 의기투합한 최완규 작가-이병훈 PD 콤비는 2회만에 시청률 20%에 안착하면서 이름값을 했다.
조선시대 감옥인 전옥서, 변호사인 외지부, 첩보원인 체탐인 등을 다루며 사극의 소재를 확대하고 새로움을 추구한 노력은 값졌다.
하지만 야심 차게 출발한 이야기는 산으로, 들로, 바다로 다니며 헤맸고, 시청률은 20% 초반에서 더는 치고 오르지 못했다.
'창사 55주년 특별기획'이라는 타이틀을 붙이며 큰 기대를 했던 MBC는 내심 30~40%의 시청률도 기대했지만, 가도 가도 20%에서 맴돌자 입맛만 다시다 만 듯 실망한 분위기다.
'옥중화'의 6일 마지막 51회 시청률은 전국 22.6%, 수도권 23.2%로 집계됐다.
◇ 재미있는 모험담 기대했더니 부담스러운 영웅담이
장금이는 요리만 하면 됐고, 임금의 수라를 차리는 와중에 자신의 운명만 개척하면 됐다.
반면, 옥녀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아내는 것에서부터 조선의 운명을 구하는 일까지 할 일이 태산이었고, 종류도 다양했다.
판타지도 아니고,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에서 천출이나 다름없는(신분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여인이 사통팔달, 종횡무진, 안되는 일 없이 뭐든 척척 해내는 이야기는 아무리 팩션이라고 해도 너무 나갔다.
'옥중화'의 출발선에서 이병훈 PD는 '톰 소여의 모험'처럼 극을 끌고 가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옥녀의 활약상은 모험 그 이상이었다. 미시시피강을 무대로 활개 치던 꿈많은 소년 톰 소여의 모험과 비슷했던 부분은 아역이 등장했던 때까지다.
전옥서 다모, 체탐인, 청나라로 가는 상단의 통역, 관비, 소격서 도류, 상단의 대행수 등 '직업'을 정신없이 바꿔가는 와중에 왕(명종)의 '비선 정보원' 역할까지 한 옥녀의 행동반경과 임무는 개구쟁이 소년의 모험과는 차원이 달랐다.
옥녀는 또한 시종 백성과 민생을 생각하면서 그 영웅적인 면모를 드러냈는데, 어두운 감옥에서 나고 자라난 여인으로서는 그 그릇이 너무 커서 몰입을 이끌지 못했다.
또한 옥녀가 알고 보니 중종의 딸이라는 출생의 비밀은 너무 무거워 이야기의 출구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출구로 가는 길을 막아버린 느낌이다.
◇ 주연배우들의 연기력 아쉬워
'옥중화'는 개연성 없이 갈팡질팡한 이야기와 함께 배우들의 부족한 연기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주인공 옥녀 역의 진세연과 국정 농단의 주범 정난정 역의 박주미는 방송 내내 연기력 논란에 시달려야 했고, 윤태원 역의 고수도 캐릭터가 흔들리면서 이렇다 할 연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배우들 간의 연기 조화도 기대하기 힘들었고, 주연들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감초 연기만 해주면 되는 조연들이 득세를 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주연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동안, 수많은 조연들이 백가쟁명 하면서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이어졌고 이야기의 산만함은 더해졌다.
51부 내내 동시간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20%를 넘나드는 시청률로 체면은 살았지만 최완규-이병훈 콤비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옥중화'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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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11/07 08:1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