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에 미래는 있는가' 공동 저자 드루아·아틀랑 인터뷰
박상현 기자 = "희망은 희망하는 바를 찾는 것에서 멈춰서는 안 됩니다. 희망하는 상태로 나아가는 과정이 더 중요해요. 직면한 현실에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과정으로서의 희망을 찾아보세요."
출판사 미래의창이 번역·출간한 신간 '희망에 미래는 있는가'의 저자인 로제 폴 드루아와 모니크 아틀랑은 1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미래에 희망은 있는가'라는 질문에 "역사는 영원히 완성되지 않고, 삶의 목표는 완벽하게 달성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네스코 철학 자문을 지낸 프랑스 철학자 드루아와 프랑스 공영방송의 저널리스트인 아틀랑이 함께 쓴 '희망에 미래는 있는가'는 학술적으로 희망의 의미와 역사를 조명하고 현대인에게 필요한 희망의 기술을 설명한 책이다.
지난달 27∼29일 수원에서 열린 세계인문학포럼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두 사람은 한국에 대해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도 열려 있다"고 평가하면서 우리나라의 독특한 정서인 '한'(恨)과 희망이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저자들은 "한과 희망은 모두 원하는 바를 실현하고 싶은 열망에서 출발한다"며 "슬픔의 한에서 기쁨의 희망으로 이동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이 주목한 희망은 서양 철학사에서 환영받지 못한 개념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희망을 '깨어 있는 사람의 공상'으로 일컬었고, 고대 그리스 사상가들은 희망이 현실을 왜곡해 불안을 초래한다고 봤다. 또 현대에는 알베르 카뮈가 희망이 없어야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드루아와 아틀랑은 "희망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불확실성에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위험한 감정이기도 하다"면서 "이러한 양면성은 본질적으로 인간이 지니고 있는 특성"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희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21세기에도 바뀌지 않고 있다. 아름다움과 윤리마저 숫자로 환산하고 계량화하는 현실 속에서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이 특징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해 "우리의 생활을 편하게 해주겠지만 생각할 틈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자유로운 사유가 불가능해지면 희망은 통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들은 책에서 희망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인간의 운명은 앎과 모름의 중간에 위치해 있고, 희망을 버리면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도 사라진다.
두 사람은 "희망은 명령이나 강요에 의해 생기는 감정이 아니다"라며 "희망의 상태로 끊임없이 나아가도록 쉼 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역설적으로 이러한 상황에서는 희망이 새로운 윤리적 기준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경제적 존재가 아닌 윤리적 존재로서의 인간상을 발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로제 폴 드루아(오른쪽)와 모니크 아틀랑. [미래의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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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11/01 07:2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