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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은밀하게 더 은밀하게"…단속 피해 꼭꼭 숨은 장기매매

    사건/사고 | 07-21 10:05

    '화장실 스티커' 넘어 SNS 기반 활동…수사와 단속에 어려움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혹시 간, 콩팥 매입하시는 분 맞나요?"

    기자는 20일 인터넷에서 겨우 찾은 휴대전화 전화번호 '010-9ㅇㅇㅇ-1ㅇㅇㅇ'으로 전화를 걸었다.

    장기매매 조직원이 전화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경남 함안군의 한 사찰 스님이라는 상대방은 "장기매매를 문의하는 전화를 거의 매일 받는다"고 털어놓았다.







    이 스님은 휴대전화 한 대에 전화번호 2개를 쓰는데, 2년전 추가한 전화번호로 장기매매 문의 전화와 메시지가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심지어 "저 경찰관 아니니까 안심하셔도 됩니다"라는 말을 하며 구체적인 액수를 문의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확인결과 스님의 전화번호는 2007년 한 외국인노동자가 서울역 화장실에서 장기를 사고판다는 스티커를 보고 놀라 촬영한 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사진 속 번호였다.

    대포폰을 쓰는 장기매매 조직이 전화번호를 수시로 바꾸면서 쓰다가 사용을 중지한 번호가 우연히 스님의 두번째 전화번호가 된 때문이다.

    그런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기자와 비슷한 방법으로 알게된 이 전화번호로 전화를 거는 것이다.


    장기매매 SNS 대화 = 연합뉴스TV 제공 자료사진


    사실 요즘엔 역이나 터미널 화장실에서 장기매매를 알선하는 스티커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달 14일 오후 부산에서 유동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서면 지하철역, 부산역,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의 화장실을 중심으로 이런 스티커를 찾아봤지만 단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

    청소 업체가 최소 하루 세 번, 일부는 2시간마다 청소를 해서 장기매매를 원하는 사람이 이런 연락처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한때 온라인에서 장기매매를 알선하는 사이트나 카페가 운영되기도 했지만, 질병관리본부 등의 단속이 강화돼 찾아보기 어렵다.

    질병관리본부는 2007년 '불법 장기매매 게시물 모니터링'을 자체적으로 시작, 2012년부터 매년 3천500만원을 들여 전문업체에 모니터링을 맡기고 있다.

    스티커를 찾긴 어렵지만, 휴대전화번호를 통한 장기매매 알선은 여전하다.

    지난해 11월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장기밀매조직 총책 노모(44)씨와 김모(43)씨 등 12명을 구속했다.

    장기매매 경험이 있던 노씨는 후배인 김씨와 함께 장기매매를 암시하는 스티커 수천 여장을 서울과 부산 등 전국의 버스터미널과 기차역, 도시철도역 화장실에 붙였다.

    이런 스티커를 본 신용불량자들은 이들에게 연락했고 22명이 이들이 지정한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고 수술날짜를 지정받아 대기했다.

    경찰은 이 조직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몇 차례 허탕을 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 연결책과 알선책, 모집책 등으로 나눠 속칭 대포폰과 SNS로 은밀히 연락을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좀처럼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대포폰 번호마저도 수시로 바꿨다. 이들은 실제 장기매매 이전에 경찰에 붙잡혔다.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노씨 등 2명은 지난 6월 각각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사건은 이렇게 마무리됐지만 누가 장기를 사려 했고 장기매매 조직이 어떻게 이들과 접촉하고 거래하려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장기매매 조직 =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장기매매 조직은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새로운 기반으로 장기매매를 알선하는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지난 3월에 열린 한 재판에서 장기밀매 브로커가 페이스북 친구맺기로 일반인에게 접근한 사례가 드러났다.

    송모(29)씨는 지난해 8월 말 페이스북에서 친구맺기로 알게 된 박모씨로부터 장기매매 관련 메시지를 받았다.

    가명을 사용하던 박씨는 장기밀매 브로커였는데 '신장을 팔 사람을 구한다'며 접근했다.

    차명으로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고 불특정 다수에게 접근, 메신저 등으로 장기매매를 알선하는 것이다.

    박씨는 '병원에서 검사하고 우리가 지정하는 환자에게 신장이식을 하면 최고 1억6천만원까지 줄 수 있다'는 아주 구체적인 내용을 메시지로 보냈다.

    송씨는 지인들과 신장을 팔 사람을 찾아나섰고, 박씨는 건강검진과 수술을 받을 수 있는 대구의 한 병원과 대금 지급 시기, 건강검진 비용, 검사 방법 등을 전달했다.

    신장을 팔겠다는 남성은 병원 검사 단계를 앞두고 최종적으로 이들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장기매매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장기매매가 워낙 은밀하게 진행되는 탓에 수사 결과 아무런 소득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pitbull@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7/21 06:2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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