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상민 기자 = "오늘 가장 큰 뉴스는 바로 아이패드 프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이렇게 외쳤다. 얼굴빛은 아이폰6s 공개 때보다 더 상기됐다.
애플로서는 새 태블릿이 어쩌면 새 아이폰보다 더 중요한 뉴스거리였다. 화면 크기(대각선 길이)를 무려 12.9인치로 대폭 키우는 파격적인 승부를 걸어서다. 기존 제품인 아이패드 에어의 화면 크기는 9.7인치, 아이패드 미니는 7.9인치였다.
이 제품은 아이폰6s보다 한참 늦은 지난달 27일에야 국내에 출시됐다. '128GB 와이파이+셀룰러'(골드) 모델을 닷새간 빌려 사용해봤다.
처음 받아들었을 때 예상대로 확연히 넓어진 화면에 압도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쩍 넓어진 화면은 iOS9가 지원하는 '스플릿 스크린(분할 화면)' 기능과 시너지를 냈다.
디스플레이 오른쪽 끝을 잡고 왼쪽으로 밀면 작은 창이 나타나는데 메시지나 메일, 사진, 지도 등 이 기능을 지원하는 앱을 고르면 한 화면에서 두가지 일을 할 수 있는 이른바 '멀티 태스킹'을 할 수 있어 편했다.
아이패드 프로의 '스플릿 스크린' 기능동영상 프로그램까지 총 3개의 멀티태스킹을 즐길 수 있다
기본창과 스플릿창의 비율은 좌우 7.5:2.5인데 가운데 경계 부분을 손가락으로 잡아 왼쪽으로 이동하면 5:5 같은 비율로도 사용할 수 있다.
첫 아이패드보다 CPU(중앙처리장치) 성능이 22배 높다는 최신 칩(A9X: 3세대 64비트 아키텍처)의 역량은 동영상 편집 앱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4K 동영상 2개를 동시에 돌리며 편집할 때 소위 '버벅대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4개로 늘어난 스피커는 영화나 유튜브 동영상을 감상할 때 톡톡한 효과를 냈다. 가로로 놓고 볼 때 행여 양손이 양옆 하단 스피커를 가릴 수 있어서인지 좌우 상단 스피커에서는 고음의 소리가 더 강조됐다.
시원하게 넓어진 화면 못지않게 아이패드 프로에서 눈길을 끈 건 바로 탈착식 키보드였다. 정식 이름은 '스마트 키보드'인데 아이패드로 문서 작업을 많이 해온 이용자들에게는 천군만마와 같은 액세서리였다.
아이패드 프로 '스마트 키보드'
무엇보다 키보드의 터치감과 디자인이 타사 태블릿 키보드보다 훌륭했다. 플라스틱이 아닌 특수 섬유 재질로 만들어졌는데 자판 밑에 스테인리스로 된 부품을 달았다.
자판 표시도 영어로만 돼 있어 훨씬 깔끔한 느낌이 들었다. 한글로 바꾸려면 왼쪽 아래에 있는 지구본 모양을 누르면 됐다. 보통 새로운 키보드를 사용할 때는 달라진 키보드에 불편하기 일쑤였는데 이번 키보드는 적응 시간이 무척 짧은 편이었다.
자판과 보드 사이에 틈이 없는 일체형이라 물이나 커피를 엎어도 비교적 안전한 것도 장점으로 보인다. 22만9천원이나 하는 높은 가격이 흠이지만 커버에 지지대 기능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필수 액세서리로 느껴졌다. 색상은 회색빛을 내는 그레이 색상 하나다.
스마트 키보드와 함께 처음으로 나온 스타일러스펜 '애플 펜슬'은 말그대로 액세서리로 보면 될 듯했다. 갤럭시노트를 비롯한 기존 스마트 기기의 스타일러스 펜보다 펜촉이 날카로워 세밀한 표현이 쉬운 데다 아이패드 프로와의 연결이나 충전이 간편한 것은 분명 장점이었다.
그러나 일러스트레이터 등 디자인 도구로 태블릿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아니라면 굳이 12만9천원이나 들여 살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심심풀이용 낙서나 그림을 그리는 데는 손가락만으로도 충분할 만큼 기술이 좋아져서다.
아이패드 프로의 무게는 723g으로 '아이패드 에어2'(444g)보다 279g이나 무겁다. 크기도 크기지만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서서 한 손으로 들고 기기를 조작하기란 매우 부담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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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