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이후 20여 개국 78명 다녀가…스페인과 레지던스 교류협약도
(원주) 류일형 기자 = 한국의 대문호 박경리 선생(1926~ 2008)이 문화예술인들에게 쾌적한 창작 공간을 제공하고자 설립한 기숙형 창작실 '작가 레지던스'가 국내외 문인·예술인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인 박경리 선생은 1999년 숲 속 조용한 공간에서 국내외 문인과 예술인들이 모여 창작활동을 하고 미래를 모색하게 하자는 취지로 자신이 살던 원주시 흥업면 매지리에 토지문화관을 세웠다.
그녀는 이곳에서 2001년 내국인 문인 창작실을 시범운영하고 2004년에는 예술가 창작실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토지문화관을 운영하는 토지문화재단(이사장 김영주 69·박경리 선생 외동딸)은 2007년부터 원주시의 지원을 받아 해외작가 창작실로 대상을 넓혔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작가 레지던스'가 차츰 소문이 나면서 지금까지 778명의 내국인 예술가·문인이 이용했으며 미국·러시아·프랑스·싱가포르·스페인 등 20여 개국에서도 78명이 거쳐 갔다.
현재도 싱가포르 작가 2명과 국내 작가 13명이 체류하면서 창작활동에 열중하고 있다.
작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집중력 있게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박경리 선생이 각국의 문화예술인들이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쾌적한 창작 공간을 제공하자는데서 시작됐다.
김영주 이사장은 "해외 작가들은 이곳에서 한국 작가들과 교류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이해해 자국에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한국 작가는 해외문학에 대한 이해와 폭을 넓히는 문화 교류의 장이 되는 효과도 얻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무형문화재인 원주 매지농악으로 유명한 이곳은 전형적인 한국의 농촌마을로 조용하고 풍광이 아름다우면서도 한국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토지문화관 전경 <<연합뉴스 자료>>
김 이사장은 "박경리 선생이 집필하던 곳이라 그런지 글이 잘 써진다"는 작가들의 너스레도 많이 듣는다"고 전했다.
차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도서관에서 필요한 자료들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고 젊은 학생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토지문화재단의 해외작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경험한 해외작가들이 돌아가 자국의 문학 지원 관련기관과의 정식 교류를 권해 싱가포르 국립예술위원회·영국문화원·미국 아이오와대학 등과 작가 레지던스 교류를 하고 있다.
한편, 재단은 지난 10월 스페인 예술가 후원기관 문화활동국립협회와 상호 레지던스 교류협약을 맺고 마리 퀴리, 알버트 아인슈타인 등 유명한 예술인과 과학자들이 머물렀던 유서 깊은 창작공간 '레지덴시아 데 에스투디안테스' 레지던스에 참가할 한국 문인·예술인 1명을 공모한다.
토지문화재단은 스페인 레지던스 참가자에게 왕복 이코노미 항공권을 지원하고, 스페인에서는 창작공간과 식사, 공간 내 부대시설 등을 지원해준다.
참가자는 최대 3개월 동안 머물 수 있으며 재단은 오는 10일부터 2016년 1월 31일까지 홈페이지(
www.tojicf.org)를 통해 참가신청을 받는다.
재단은 또한 스페인으로부터도 같은 조건으로 참가자를 받게 된다.
ryu625@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