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정현 기자 = 윤보선 가옥과 함께 서울 북촌을 대표하는 근대한옥이자 일제강점기 최상류층의 생활을 상징하는 '백인제 가옥'이 18일부터 개방된다.
서울역사박물관은 백인제 가옥을 건축 당시 모습으로 복원하고 상류층의 생활을 연출해 '역사가옥박물관'으로 조성했다고 밝혔다.
북촌 일대 대형한옥 중 당시 규모로 오늘날까지 남은 건 백인제 가옥과 윤보선 가옥 두 채뿐이다. 윤보선 가옥은 현재 거주자가 있어 시민에게 상시 개방되는 건 백인제 가옥이 최초다.
백인제 가옥 전경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백인제 가옥은 1913년 한성은행 전무였던 한상룡이 북촌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전통방식과 일본양식을 접목해 지은 근대 한옥이다.
근처 한옥 12채를 합친 넓은 땅에 당시 새로운 목재로 소개된 압록강 흑송을 재료로 지은 최고급 가옥이다.
가옥에 들어서면 당당한 사랑채를 중심으로 넉넉한 안채와 넓은 정원, 아담한 별당채가 있다. 특징은 안채와 사랑채가 정확히 구분되는 전통한옥과 달리 백인제 가옥에는 둘을 연결하는 복도가 있고, 2층 공간도 있다는 점이다.
본채 전면에는 유리 창호를 사용해, 보온을 고려한 근대 한옥의 특징도 잘 보여준다.
안채의 대청과 툇마루는 모두 전통적인 우물마루로 구성된 데 반해, 사랑채는 일본식 장마루를 적용했다. 한상룡이 일본 고위 인사들을 위한 연회를 염두에 두고 건축했음을 짐작케 한다.
실제 이 건물에서 조선총독부 총독들과 권력가들은 물론 미국의 석유왕 록펠러 2세도 연회를 즐겼다.
한때 서울시장 공관 후보지로도 올랐으나 이러한 역사 탓에 제외되기도 했다.
백인제 가옥 안대청 내부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한상룡은 경영상 어려움으로 이 가옥을 1935년 개성 출신의 민족 언론인 최선익에게 넘겼다. 1944년에는 외과 명의이자 오늘날 백병원 창립자 백인제 박사의 소유가 됐다.
1968년부터는 백 박사의 부인 최경진씨가 원형을 거의 보존하며 이 집에 살아오다 2009년 서울시가 최씨로부터 가옥을 매입했다. 가옥은 1977년 서울시 민속문화재 22호로 지정됐다.
박물관은 바깥주인의 사랑방, 안주인의 안방, 할머니와 아들 내외의 건넌방 등 가족구성원에 따라 방별로 전시 콘셉트를 달리한 게 특징이다.
의걸이장와 이층장 등 전통 목가구와 병풍 등 소품 150여 건도 전시돼 현장감을 높였다. 당시 유행한 수입 중국가구와 축음기 등 서양문물도 함께 볼 수 있다.
마지막 거주자인 백인제 박사와 관련된 사진·의학자료, 그의 골동품 수집 취미를 반영한 전시품 30여 점과 그가 운영한 출판사 수선사의 간행물도 전시했다.
백인제 가옥 안채 복도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박물관 관람료는 무료며, 관람 시간은 평일·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은 쉰다.
개관식은 이날 오후 3시 열린다.
강홍빈 서울역사박물관장은 "북촌에 관광객이 몰리지만 자유롭게 둘러볼 만한 대형 한옥은 없었는데, 백인제 가옥이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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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