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박상현 기자 = 문화재청은 보물 제1021호인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을 국보로 승격 지정 예고하고, '고려 십육나한도' 등 6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26일 밝혔다.
국보로 지정 예고된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지권인'(智拳印) 비로자나불상으로 766년 제작됐다. 지권인은 가슴 앞에 세운 왼손 검지 첫마디를 오른손으로 감싸쥔 모양으로 이(理)와 지(智), 미혹함과 깨달음이 본래 하나임을 의미한다.
학계에서는 지권인을 한 비로자나불상이 9세기 중엽에 전래된 것으로 보았으나, 이 불상이 발견되면서 한 세기 앞선 8세기 중반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일부 훼손된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불상의 머리와 몸의 비례가 적당하고, 조각 수준이 높아 조형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화재청은 불상의 가운데 받침돌 안에서 찾은 납석사리호(蠟石舍利壺, 곱돌로 만은 항아리)가 1986년 국보 제233호로 지정된 만큼, 이를 봉안한 석불의 가치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국보로 승격 지정 예고된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문화재청 제공>>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문화재 중 3점은 고려시대 회화다.
석가모니로부터 불법을 전수한 제자 16명을 그린 그림인 고려 십육나한도(제7 가리가존자)는 이국적인 느낌의 수행자가 시중을 드는 시자(侍者) 옆에서 고요히 생각에 빠진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고려시대 제작된 십육나한도 가운데는 함께 보물로 지정 예고된 국립중앙박물관의 제15 아벌다존자 외에는 이 작품이 유일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림에 대한 정보를 적은 화기(畵記)에 따르면 1236년 김의인(金義仁)이 주관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보물로 지정 예고된 '고려 십육나한도(제7 가리가존자)'. <<문화재청 제공>>
또 다른 십육나한도(제15 아벌다존자)는 늙은 비구가 대나무 지팡이에 의지해 팔걸이와 등받이가 있는 커다란 의자에 앉아 시중을 받는 장면을 화폭에 담았다.
사실적인 인물 묘사와 유려한 필선, 짙은 먹물의 사용, 묘한 색채 대비 등 고려시대 불화의 높은 격조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작품은 화기가 없지만, 제7 가리가존자와 함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의자 밑에 조그맣게 묵서로 '혜간'(惠間 또는 惠閒)이라는 작자 명칭이 쓰여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갖고 있는 6폭짜리 '고려 오백나한도'는 부처의 제자 중 아라한과(阿羅漢果, 수행을 완수해 번뇌를 끊고 생사의 세계로 윤회하지 않는 자리)를 얻은 나한 500명을 한 화면에 한 명씩 그린 작품으로 남아 있는 예가 드물다고 알려져 있다.
이 불화 역시 화기가 남아 있는데, 고려 십육나한도(제7 가리가존자)와 마찬가지로 1235∼1236년에 국토의 태평과 국왕의 장수를 발원하며 김의인이 주관해 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물로 지정 예고된 '고려 오백나한도' 중 제92 수대장존자도. <<문화재청 제공>>
이외에 1471년 3월 치러진 과거시험의 문무과 합격자를 수록한 '신묘삼월 문무과전시방목', 705년 당나라 반자밀제(般刺密帝)가 번역하고 송나라 계환(戒環)이 해설한 경전인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 당나라 승려인 현장이 미륵보살의 저술을 한자로 옮긴 '제조본 유가사지론 권20'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심묘삼월 문무과전시방목은 지금까지 확인된 관련 유물 중 가장 이른 시기에 만들어졌으며, 서지학적으로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은 1309년 간행된 판본으로 한자의 음과 뜻을 빌려 우리말을 표기하는 차자표기법 중 하나인 순독구결(順讀口訣)의 토가 기입된 점이 특징이다.
재조본 유가사지론 권20은 1246년 대장도감에서 파낸 재조대장경 판본으로 또 다른 차자표기법인 석독구결(釋讀口訣)이 필사돼 있다.
보물로 지정 예고된 '신묘삼월 문무과전시방목'.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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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