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류지복 조성흠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 26일 혁신위원회가 국회의원 정수 증대 입장을 밝힘에 따라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여기에다 이종걸 원내대표의 정수 확대 발언까지 나오자 당 지도부가 긴급 최고위를 소집해 개인적 견해라고 진화하는 등 하루 종일 의원 정수 문제로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당내에서는 혁신위가 국민적 여론이 의원 수 확대에 부정적인 상황임을 뻔히 알면서 불필요한 시기에 부적절한 발표를 하는 바람에 당을 궁지로 몰아넣었다는 인식이 강하다.
더욱이 혁신위가 지난 24일 여당이 제안한 오픈 프라이머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매우 민감한 사안인 의원 정수 문제까지 건드리자 새정치연합에 반(反) 개혁적 이미지만 덧씌우고 있는 비판론이 비등하고 있다.
비주류의 한 재선 의원은 "우리가 먼저 치고나갈 이유가 없는데 전략적으로 적절치 않다"며 "혁신위가 하라는 것은 안하고 엉뚱한 것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노(비노무현) 성향의 조경태 의원은 "당을 혁신하라고 혁신위를 만들었는데 혁신위가 당을 망치는 반(反) 혁신적 발상을 보이고 있다"며 혁신위 해체를 요구하기까지 했다.
주류 측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당 지도부는 지난 17일 혁신위가 4차 혁신안을 발표할 때 정수 증대안이 포함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제동을 걸기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김옥균의 '삼일천하(三日天下)'도 개혁의 내용이 좋았지만 세를 형성하지 못하고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해 실패했다"며 "이렇게 불쑥 던지는 식이라면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갈등구조만 키운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이종걸 원내대표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의원 수 증대와 세비 50% 삭감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심야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당 차원에서 논의된 바 없으며, 이 원내대표의 개인적 견해임을 확인하다"고 진화에 나서는 등 곤혹스러운 상황이 연출됐다.
문재인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지금 국가정보원 불법해킹 의혹 문제가 가장 중요한데 의원 정수 문제로 그것을 가리는 것은 시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수 문제가 너무 과도하게 이슈화되는 건 타이밍에 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 "논의의 선후가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가 앞서고 거기에 따라서 의원정수 문제 논의까지 넓혀져 가는 것이 바람직한 순서 아닌가 생각한다"고 언급해 선거개혁의 초점이 정수 문제로 맞춰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새정치연합이 내부적으로 정수 확대 불가피론이 강하면서도 대외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의원수 확대=밥그릇 늘리기'라는 국민적 비난 여론이 강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의 개혁 경쟁이 한창인 와중에 의원 수까지 늘리자고 할 경우 오히려 반(反) 개혁적이라는 이미지만 덧씌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혁신위는 이번 발표가 당리당략을 떠나 국가적 차원에서 고민한 결과라며 진정성에 호소했다. 정치학자의 71%가 의원 정원 증대를 주장하고 있는데다 이번 방안이 채택되면 새정치연합도 엄청난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의원 수를 늘리더라도 국회 총예산을 동결토록 했기 때문에 의원들의 고통분담을 전제로 한 안이라고 반박했다.
jbryo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