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큰절하는 천정배(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광주서을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천정배 의원이 30일 오전 광주 서구 금호동 풍금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 2015.4.30 cbebop@yna.co.kr
동교동계 인사들과 '조우'…야권재편 흐름과 맞물려 주목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임형섭 기자 = 4·29 광주 서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문재인 대표의 호남 방문 다음날인 오는 5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내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다.
천 의원이 '뉴 DJ' 세력의 규합을 내세워 사실상 신당 창당의 깃발을 든 가운데 야권의 뿌리라 할 수 있는 DJ를 이을 '적통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텃밭인 호남을 겨냥한 야권 세력내 주도권 쟁탈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특히 천 의원의 DJ묘역 참배는 매주 화요일마다 DJ 묘역을 찾아온 동교동계 인사들의 '화요모임' 행사에 맞춘 일정이어서 동교동계 일각의 문재인 대표 책임론 제기 움직임과 맞물려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의원선서를 한 뒤 광주로 내려가 당선인사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천 의원은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일까지 지역 인사를 1차적으로 마무리한 뒤 5일 서울로 올라가 김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라며 "선거가 끝났으니 당연히 김 전 대통령에게 인사를 드리는 게 예의"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이번에 화요모임이 예정된 오전 11시에 맞춰 묘역을 찾을 예정이어서 이희호 여사 및 동교동계 인사들과도 '조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과 이훈평 전 의원 등 일부 인사들은 중국에서 이날 귀국할 계획이어서 참배 행사에는 못 올 것으로 전해졌다.
DJ 묘소 찾은 천정배 전 장관(광주=연합뉴스) 7·30 광주 광산구을 보궐선거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는 천정배 전 법무장관이 부인 서의숙씨와 함께 8일 오후 서울 동작동 현충원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2014.7.8 <<천정배 장관 측 제공>> minu21@yna.co.kr
천 의원의 DJ 묘역 참배를 두고 동교동계와의 관계 회복을 시도하는 차원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고개를 들고 있다.
천 의원은 과거 정동영 전 의원 등과 함께 '정풍운동'을 주도하면서 권 고문 퇴진을 요구했었고, 권 고문은 이번에 천 의원의 무소속 텃밭 출마를 두고 "정치도의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것"이라고 직격한 바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동교동계에 뿌리를 둔 구 민주계 인사 일부는 이번 선거에서 천 의원을 지원했다. '친노'에 대한 반감 등을 공유하고 있는 천 의원과 동교동계가 향후 야권재편 과정에서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이와 관련, 동교동계 인사들은 이날 화요모임과 별개로 6일이나 7일께 별도 회동을 하고 재보선 패배 후 대응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한 동교동계 인사는 "내부에서 문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존재하지만 강온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논의를 거쳐 어떤 식으로든 입장표명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동교동계도 이번 광주, 관악 재보선 과정에서 당 후보 지원에 난색을 표명하는 등 선거전 초반기 비협조적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재보선 패배의 책임론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밝은 표정의 천정배(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4·29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무소속 천정배 (광주 서구을, 왼쪽)의원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동료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15.4.30 leesh@yna.co.kr
이런 가운데 재보선 전부터 중도지대 신당을 모색해오던 정대철 상임고문 등 일부 구 민주계 그룹이 천 의원과 신당 논의에 나설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문 대표 등 지도부 사퇴를 공개적으로 제기해온 광주 출신의 3선인 박주선 의원도 조만간 정 고문을 만나 야권의 진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주 안으로 정 고문과 만나 대화를 나눠보려 한다"며 "천 의원 중심의 호남 신당론 자체에는 광주 민심이 시큰둥하지만, 이대로라면 '제3의 대안의 길'을 나설 수밖에 없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천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5주기(5월23일)를 앞두고 경남 김해의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도 참배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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