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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연합시론> 담뱃갑 흡연 경고그림 도입취지 살려 보완해야

    사회 | 05-01 17:07

    <연합시론> 담뱃갑 흡연 경고그림 도입취지 살려 보완해야

    (서울=연합뉴스) 담뱃갑에 흡연의 폐해를 담은 경고그림을 의무적으로 넣도록 하는 국민건강증진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1일 우여곡절 끝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2소위를 통과했다. 이제 국회에서는 6일 법사위 전체회의와 본회의 상정 절차만 남겨놓게 됐다. 지난 2002년 이후 관련법안이 11차례나 발의됐다가 번번이 무산된 터라 아직 입법화를 완전히 장담할 수는 없지만 9부 능선까지는 오른 셈이다. 하지만 본회의에서 통과돼도 유예기간이 18개월이나 돼 일러야 내년 말께나 돼야 담뱃갑에서 흡연 경고그림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은 담배 제조사가 담뱃갑 앞뒷면의 50% 이상을 경고그림과 경고문구로 채우되 경고그림의 비율이 30%를 넘도록 규정하고 있다. 흡연이 초래한 흉측한 증상을 담은 그림을 넣어 흡연 욕구를 떨어뜨리는 것이 목적이다. 캐나다가 2001년에 세계 최초로 도입하고 이미 77개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내년 5월부터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을 포함해 98개국으로 늘어난다니 우리는 늦어도 한참 늦은 셈이다. 게다가 흡연 경고그림의 크기가 캐나다는 75%, EU는 65%에 달하는 것과 비교할 때 내용 면에서도 뒤져 있다. 흡연 경고그림의 효과는 이를 먼저 도입한 나라들에서 이미 입증됐다. 캐나다의 경우 제도 도입후 6년 사이에 흡연율이 6%포인트, 브라질은 1년 만에 8.6% 포인트 하락했다고 한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흡연 경고그림을 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예 모든 담뱃갑을 똑같이 만들어 담배업체의 마케팅 전략이 끼어들 수 없게 하는 법까지 마련해 내년 시행을 앞둔 상태다.

    국회에서 뒤늦게나마 흡연 경고그림을 도입하는 쪽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된 것은 다행이나 18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고 또 막판에 '경고그림은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지나치게 혐오감을 주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단서조항이 붙은 것은 유감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도입 시기도 늦고 내용에서도 뒤처져 있는데 그마저도 '물타기'가 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18개월의 유예기간을 두는 이유가 담배 업체들이 경고그림을 마련하고 이를 인쇄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데 필요하다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터무니없는 것이다 보니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KT&G가 담배를 수출하는 나라 중에는 러시아와 사우디 아라비아 등 흡연 경고그림을 의무화한 곳이 적지 않고, '한국형' 경고그림에 대해서도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연구를 상당 부분 해놓아 유예기간이 길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하지 않는가. 흡연 경고그림을 더는 거부할 수 없다보니 도입 시점이라도 최대한 늦춰보겠다는 담배회사들의 셈법에 넘어갔다는 오해를 사기에 딱 좋다. 또 흡연의 폐해를 담은 그림으로 혐오감을 줘 담배를 피우지 않게 하는 것이 목적인데 흡연자의 행복추구권을 들어 지나치게 혐오감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단서를 붙인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지난 2월 임시국회 때 소관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의 처리를 막은 법사위의 제2소위 논의 과정에서 붙은 이 단서조항이 흡연 경고그림의 도입 효과를 반감시켜서는 안 된다.

    담배는 백해무익하다. 이미 알려진 발암물질만 6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독극물'이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세수 확보, 담배농가 보호 등의 그럴듯한 명분을 상쇄하고 넘칠 해악이 있다. 흡연으로 말미암은 건강보험공단의 의료비 손실액만 매년 1조7천억원에 달한다니 더 무엇을 말하겠는가. 올 초 흡연율을 낮추겠다며 담뱃값을 대폭 인상해 놓고 가장 효과적인 비가격정책으로 평가되는 담뱃갑의 흡연 경고그림 도입에는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뭉그적거린 것은 잘못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4월 국회에서 처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바람직한 것이나 도입 취지를 완전히 살릴 수 있도록 흠이 있는 부분은 보완하기 바란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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