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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건설업계 '땅 전쟁' 2라운드…'택지 찾아라' 경쟁 후끈

    부동산 | 04-28 07:18

    건설업계 '땅 전쟁' 2라운드…'택지 찾아라' 경쟁 후끈
    대형 건설사, 공공주택용지 당첨 '하늘의 별 따기'
    부실채권 사업장·도시정비사업·지역조합 등으로 옮겨가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대형 건설사의 주택영업 담당인 A차장. 그는 요즘 시행·시공사 부도나 경영난 등으로 사업추진이 중단된 부실채권(NPL) 사업장을 찾아다니느라 바쁘다.
    주택 분양 열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주택사업을 확대할 방침이지만 당장 사업을 추진할 만한 부지 확보가 쉽지 않자 부실채권 사업장에 눈을 돌린 것이다.
    A차장은 "3~4년 전 건설사·시행사 부도 등으로 사업 추진이 중단된 부지들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매물로 나오고 있다"며 "신규 사업부지 확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용지 확보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건설업계에 '땅 전쟁' 2라운드가 벌어지고 있다.
    안정적인 사업이 보장되는 공공택지의 아파트 부지 경쟁률이 수 백 대 1에 달하고, 토지 확보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면서 다른 방법으로 토지와 시공권 확보에 나서는 것이다.
    ◇ '망가진 사업도 다시 보자'…부실채권(NPL) 사업장 인기
    최근 대형 건설사 주택영업 담당자들이 눈여겨보는 토지는 부실채권 사업장이다.
    건설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공택지의 추첨 경쟁률이 치솟고 계열 법인들이 많은 중소 건설사들이 추첨을 독식하면서 대안으로 찾은 것이다.
    부실채권 사업장은 시행사나 건설사의 부도 등에 의해 사업이 중단된 곳으로, 채권 금융기관들이 채권 회수를 위해 내놓아 땅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분양가 경쟁력이 확보된다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 토지 매수 등 땅작업이 끝났고 일부 현장은 건설 인허가까지 진행 중이어서 사업 진척도 빠르다.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해 3~4년 전부터 부실채권 사업장이 크게 늘었지만,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부지 매입이나 시공권 확보에 나선 것은 최근 주택경기가 좋아지면서부터다.
    대우건설[047040] 관계자는 "정부가 신도시와 공공택지 공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주택업계에 택지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최근 수도권의 부실채권 사업장에 대한 수주 정보가 밀려들고 있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금보험공사 등이 보유한 부실채권 사업장은 토지비가 시세의 50~80% 선에 나온다"며 "토지매입에 따른 리스크가 적고 PF 부담도 줄일 수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GS건설[006360] 관계자도 "당장 내년 이후 건설경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토지 매수부터 인허가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일반적인 토지 확보 방식은 더이상 접근하기 어렵다"며 "현재 사업추진이 빠른 부실채권 사업장 여러 군데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초 김포시 사우지구에서 사업이 중단된 부실채권 사업장을 채권자인 군인공제회로부터 약 900억원에 인수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 입장에서 공공택지는 '그림의 떡'이고 주민 민원과 보상 등의 문제로 신규 땅작업이 어려워지면서 주택사업용지를 찾기가 만만치 않다"며 "부실채권 등 토지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채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 치열…도시개발사업·지역조합 추진도 확대
    택지난이 심화되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의 수주 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은 대부분 건설사가 시공만 하는 단순 도급으로, 시행·시공을 모두 하는 자체 사업에 비해 수익성은 낮지만 미분양 발생에 대한 부담이 적고 안정적인 현장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GS건설은 지난달 서울 강동구 고덕 주공6단지의 시공사로 선정되는 등 4월 현재까지 성동구 행당6구역, 의정부 송산1구역 등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공사비 기준으로 3조원 가량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1년간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2조원 남짓인 점을 고려하면 불과 넉 달 만에 작년 실적을 초과 달성한 것이다.
    롯데건설도 올해 들어 부산 대연3구역 재개발, 자양1구역 재건축 등에서 1조6천억원, 현대산업개발은 서울 마포구 신수1구역 재건축 등 6천억원 가량의 도시정비사업을 각각 수주했다.
    롯데건설은 강남권의 재건축 수주를 강화하기 위해 작년 말 강남지사를 마련하는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주택사업 신규 수주가 주춤했던 현대건설[000720]은 강남권 재건축 사업 수주를 강화하기 위해 조만간 힐스테이트에 이은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를 새로 론칭하기로 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강남권 재건축과 같은 인기 사업의 경우 대형 건설사 간의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며 "각 사별로 도시정비사업 수주 인력을 강화하고 영업망을 확충하는 등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이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도시개발사업도 늘어날 전망이다.
    부동산 개발회사인 피데스개발은 충북 오송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의 사업대행을 맡아 주민들로 이뤄진 추진위원회와 함께 공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피데스개발 김승배 대표는 "앞으로 공공택지공급이 중단되면 대규모로 신규 택지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도시개발사업이나 도시정비사업뿐"이라며 "부실채권 사업장에 비해 사업기간이 긴 단점이 있지만 수익이 높기 때문에 사업성이 보장되는 곳을 중심으로 도시개발사업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조합 아파트 사업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역조합 아파트는 조합원이 모인 상태에서 시공사가 들어가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택지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건설사가 시공권을 받는 대신 조합을 대신해 사실상 토지주 동의 등 사업초기 업무부터 관여하기도 한다.
    중견 건설사인 서희건설[035890]은 공공택지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3년 전부터 지역조합 사업에 '올인'해 현재 31개 사업장에서 총 2만5천여가구의 공사를 하거나 조합원 모집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신도시 공급을 중단하고 당분간 공공택지도 신규 지정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앞으로 건설업계의 택지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외주건 김신조 대표는 "공공택지에 의존했던 중견 건설사들도 앞으로 2~3년 뒤에는 쓸만한 택지가 고갈될 것"이라며 "공장용지나 노후 주택지 등에서 민간 또는 민관합동 형태의 도시개발 사업이 추진되는 등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될 것"이라고 말했다.
    s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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