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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브로커 농간에 내부방침까지 바꿔 뒷돈 준 포스코건설(종합)

    사회 | 04-21 15:36

    브로커 농간에 내부방침까지 바꿔 뒷돈 준 포스코건설(종합)
    하청업체 멋대로 선정하고 포스코 임원에 거액 요구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포스코건설이 베트남 공사현장에서 브로커에게 회삿돈을 빼주려고 내부 방침까지 바꾸는 등 사실상 농락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브로커가 포스코건설의 해외 사업장을 쥐락펴락한 배경에 정동화(64) 전 부회장이 있었다고 보고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21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에 따르면 컨설팅업체 I사 대표 장모(64)씨는 포스코건설 베트남사업단장을 지낸 박모(52·구속기소) 전 상무를 부하직원처럼 부렸다.
    장씨는 2010년 5월 포스코건설이 발주한 베트남 '노이바이-라오까이' 고속도로 프로젝트의 아스팔트 포장공사를 하청받도록 돕고 건설업체 W사로부터 15억원을 받기로 약속했다. 공사비의 3.5%였다.
    장씨는 당시 공사현장 총괄소장이던 박 전 상무에게 W사가 낙찰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박 전 상무 등은 W사와 공동입찰에 참여한 S사에 낙찰예정 가격을 미리 알려주고 기존 하도급 업체들에는 일정 가격 이상을 써내도록 했다. 결국 W사와 S사가 최저가 낙찰자로 선정됐다.
    장씨는 한발 나아가 포스코건설 고위 간부와의 친분을 들먹이며 박 전 상무에게 10억원을 요구했다. 베트남사업단장으로 승진한 박 전 상무는 1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두 하청업체에 지급할 공사대금을 빼돌리기로 하고 지급방식에 대한 내부방침까지 바꿨다.
    베트남 화폐 동(VND)화로만 지급하던 공사대금의 30%를 미국 달러화로 내줄 수 있도록 방침을 변경한 것이다. 2011년 당시 미국 달러화의 상승추세를 이용해 계약금액을 실질적으로 늘리는 효과도 있었다.
    박 전 상무는 부지 보상문제로 착공조차 하지 못하는데도 두 하청업체에 기성금 10억원을 허위로 지급했다. 공사가 진행 중인 것처럼 서류를 꾸미는가 하면 기준환율보다 더 비싸게 공사비를 쳐줬다. 장씨는 하청업체들과 허위 자문용역 계약을 맺고 이 돈을 고스란히 가져갔다.
    장씨는 애초 하청을 받게 해주면서 약속한 15억원도 용의주도하게 챙겼다. S사 현지법인이 플랜트 제작업체 C사로부터 구입한 아스팔트 플랜트를 자신이 운영하는 I사가 수출한 것처럼 거짓 계약서를 꾸몄다.
    S사는 C사에 플랜트 대금 15억원을 주고도 장씨에게 14억3천998만원을 또 지급해야 했다.
    S사는 이 돈을 포스코건설에서 받은 선급금으로 조달했다. 장씨는 결국 포스코건설 회삿돈에서 25억원 가까운 거액을 빼낸 셈이다. 검찰은 전날 장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입찰방해, 범죄수익은닉규제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장씨는 1997년 대선 직전 '총풍사건'과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 때 등장하며 '브로커 기질'을 발휘한 인물이다. 그가 설립한 I사는 명목상 경영자문 컨설팅업체지만 실제 영업실적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장씨가 정 전 부회장과 중학교 동문인 점을 이용해 그의 부하직원들을 부리며 잇속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장씨가 구속기소됨에 따라 수사망은 정 전 부회장의 턱밑까지 접근했다. 포스코건설 비자금의 최종 목적지로 의심받는 정 전 부회장은 이미 지난달 28일 자택을 압수수색당했다.
    검찰은 I사 계좌로 흘러들어간 24억여원의 행방을 집중 추적 중이다. 포스코와 중간재 가공업체 코스틸 사이의 '검은 거래'를 수사하며 포스코그룹의 전 수뇌부를 압박하고 있다. 정 전 부회장은 두 갈래 수사의 진행경과에 따라 소환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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