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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 '원자력 손해배상 십시일반' 美주도 협약 18년만에 발효

    | 04-16 06:15

    '원자력 손해배상 십시일반' 美주도 협약 18년만에 발효
    한국, 가입요건은 충족…외교적 득실 따져 신중하게 접근할듯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원자력 사고로 발생하는 손해 배상 부담을 국가 간에 나눠서 지는 미국 주도의 국제협약이 발효됐다.
    16일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미국, 일본 등 19개국이 서명하고 6개국이 비준한 '원자력손해 보충배상협약(CSC)'이 15일자로 발효됐다.
    1997년 미국 주도로 협약이 처음 만들어진 이후 18년 만이다.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 후 원자력 사고의 물적·인적·환경적 손해 배상을 위한 국가간 협력체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형성된 것이 협약 창설의 배경이 됐다.
    현재까지 미국과 일본 외에 아르헨티나, 호주, 캐나다, 체코, 인도,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레바논, 리투아니아, 모리셔스, 모로코, 페루, 필리핀, 루마니아, 세네갈, 우크라이나, 아랍에미리트(UAE) 등 19개국이 서명했다.
    이 가운데 미국, 일본, 아르헨티나, 모로코, 루마니아, UAE 등 6개국이 비준 절차를 마쳤다.
    협약 창설 후 오랫동안 발효가 안된 것은 비준국이 5개국 이상이고, 비준국의 전체 원자력 시설용량이 40만MW(메가와트) 이상이어야 한다는 발효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협약 가입에 미온적이던 일본 정부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태도를 바꿔 협약에 서명한 뒤 지난해 말 의회 비준까지 마치면서 발효가 가능해졌다.
    이 협약은 원자력 사고로 인한 손해 배상액 가운데 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SDR) 기준 3억 SDR(약 5천억원)을 넘어서는 부분을 협약 가입국들이 갹출해 조성하는 공동기금으로 충당하는 것이 골자다.
    사고 발생국은 지원받는 공동기금의 50% 이상을 인접국 등 타국의 손해를 배상하는 데 사용해야 하며, 국가간 분담액은 유엔 분담금 비율과 각국이 운영하는 원자력 시설용량에 따라 정하게 돼 있다.
    원자력 사고 관련 소송의 재판관할권을 사고 발생국 법정에 전속시키고, 배상 책임을 원전 운영자에게 집중시켜 원전 제조사는 면책하는 조항도 협약에 포함돼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CSC 협약을 주도한 데는 해외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원전 수출을 많이 하는 미국 기업들의 배상 책임을 경감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5위 원전 강국인 우리나라도 최근 국내 관련 법령을 개정해 CSC 협약 가입에 필요한 요건을 갖춘 상태다.
    정부는 원전사업자의 원자력손해보험 가입금액(배상한도)을 발전소 부지당 500억원에서 CSC 협약상 시설운영자 책임한도액인 5천억원으로 늘리도록 원자력손해배상법 시행령을 개정해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전국 5개 원전 부지에 대해 5천억원씩 총 2조5천억원의 원자력손해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정부는 외교적 득실과 경제적 손익을 따져보며 CSC 협약 가입 여부와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CSC 협약은 사고 발생시 피해를 미칠 가능성이 큰 인접국이 가입해야 실효성이 있다"며 "중국이 가입하지 않은 채 우리만 가입한다면 분담금 부담만 지고 피해 배상 실익은 보장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abullapi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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