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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 "속터져 죽겄슈"…충청민끼리 갈등 양상에 '곤혹'

    | 04-15 13:30

    "속터져 죽겄슈"…충청민끼리 갈등 양상에 '곤혹'
    정경유착통한 경영과 정치인의 안면바꾸기 행태에 비판론도
    '일희일비' 말고 성장 동력으로 활용 '조언'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속터져 죽겄슈"
    속내를 쉽사리 드러내지 않는 충청도 지역 사회가 지역에서 배출한 정치인과 기업인의 추문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고 성완종 경남기업회장과 이완구 국무총리가 진실게임을 벌이며 빚는 갈등 양상에 대해 지역민심은 '속터져 죽겠다'는 말로 모든 감정을 담아내고 있다.
    성 전 회장의 고향인 서산, 태안지역에서는 대체로 성 전 회장에 대한 동정론이 당연히 우세하다.
    서산 주민 박모(38)씨는 "경남기업과 같은 큰 건설회사를 운영하면서 그 정도의 분식회계나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느냐"며 "검찰과 정권이 경남기업을 사정대상 첫 번째로 삼은 것은 너무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 총리의 대응방식에 대해 "더군다나 같은 충청권 정치인이면서 성 전 회장과 그리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고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야박하다'고 평했다.
    이 총리를 배출한 청양은 '잔칫집'에서 '초상집'으로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주민들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돈을 주고받은' 사실 여부를 떠나 이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것만으로도 안타까워하고 있다.
    청양 비봉면의 한 주민은 "고향 출신이 국무총리가 돼 기대감이 매우 컸는데 이번에 이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에 거명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사실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리의 고향인 양사리 주민들도 다른 지역 사람을 만나면 '우리 동네에서 국무총리 나왔어'라며 자랑스럽게 얘기했는데 지금은 이 총리와 관련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총리의 지역구인 부여 주민들도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했다.
    부여 주민 안모(51)씨는 "무엇보다 지역 국회의원 출신으로 총리까지 되신 분께서 그런 금품비리 의혹에 휩싸인 것이 착찹하고 안타깝다"며 "진실이 무엇인지는 앞으로 수사과정에서 밝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과 이 총리의 연고 지역을 벗어나면 나름대로 '양비론'적 시각도 나타나고 있다.
    천안의 한 중소기업 김모(58) 대표도 "어쩌다가 충청도 사람들끼리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고 성 회장이 죽으면서 남긴 메시지라는 점을 생각할 때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고 전제하면서도 "죽으면서 같은 충청도 사람을 물귀신처럼 끌고 가는 모양새여서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솔직히 말하면 기업인의 돈을 받지 않고 정치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겠나"라고 물은 뒤 "기업인으로서 정치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하루 빨리 이 사태가 해결됐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성 전 회장이 유명을 달리해 안타깝기는 하지만 정치권에 로비를 해서 기업을 키우는 행태야말로 구태의연한 기업운영 방식이란 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유력 정치인들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자 "잘 알지 못하는 사이"라며 안면을 바로 바꾸는 세태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하는 시각도 보였다.
    동시에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나름대로 반성의 시간과 기회를 가져야 할 상황에서 정경유착의 파문이 확산되는데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나타나고 있다.
    청양 출신으로 대전에 거주하는 공직자 출신의 한 시민은 "세월호 때문에 민족의 신명이 죽었는데 정치권에서 또 이번 리스트를 물고 늘어지면서 나라가 엉망이 되어가고 있다"며 "금품 수수 여부에 대한 사실 규명도 하기 전에 사실로 몰고 가고 있다, 속터져 죽겠다"는 말로 심정을 드러냈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이번 일을 교훈 삼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동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박희원 대전상의회장은 "충청권 대다수 기업은 정치권을 기웃거리지 않고 기업만 열심히 하는 사람이 많아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며 "자기 길을 바르게 가고 투자를 해놓으면 위기 때 발전할 수 있는 동기를 잡을 수 있는 만큼 중심을 잡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희일비하지 말고 이럴 때일수록 기본적 요소부터 준비를 하면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나올 수 있다"며 "사필귀정에 따라 밝혀질 것이기 때문에 지역민들이 흥분하거나 당황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침착한 대응을 주문했다.
    kjun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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