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주민들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 입주자 대표회장을 지칭하며 ‘개XX’라는 표현을 쓴 주민에게 모욕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A씨는 2022년 4월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주민 여러 명이 참여한 단체 채팅방에서 입주자 대표회장 B씨를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당시 A씨는 B씨가 아파트 동대표들에게 부녀회장을 부정적으로 표현한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을 접한 뒤 채팅방에 글을 올렸다.A씨는 “이런 사람은 유언비어 날조지요. 또 부녀회장이 (특정 인물보다) 더 나쁜 사람이라고 (한) 카톡이 돌아다니네요. 개XX가 쓴 내용이…”라고 적었다..1심은 해당 표현이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자신의 발언이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인 욕설에 그쳐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항변했지만 항소심 역시 받아들이지 못했다.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어떤 표현이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예의에 벗어난 정도이거나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나타내면서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이나 욕설이 사용된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으로 볼 수 없어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한 것이다.이어 A씨의 메시지는 B씨를 향한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나온 단순한 욕설에 가깝다고 봤다. 표현 자체가 B씨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는 있지만, B씨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정도의 모욕적 표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이에 대법원은 A씨에게 모욕죄를 인정한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류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