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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 차세대구축함 사업자 선정 하세월… 물 들어온 K방산 '먹구름'

    국방 | 04-10 15:30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의 조감도. 

     

    대한민국 해군의 미래 전략자산이 될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프로젝트가 하세월이다.

    국내 방산업계 양대 산맥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사활 건 수주전에 승패를 가를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애초 경쟁입찰이냐, 수의계약이냐를 놓고 갑론을박하다 최근 양사 공동개발이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이 역시 세부안을 놓고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해군력 증강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낙수효과를 기대해 온 조선업 기반의 동남권 경제도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게다가 이대로는 트럼프 2.0 시대 개막으로 호기를 맞은 세계 최대 방산 시장진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공정한 방식으로 신속하게 결론을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KDDX는 스텔스 기능을 갖춘 대한민국 해군의 차세대 주력 함정이다. 방위사업청은 2030년까지 6000t급 KDDX 6척을 건조한다. 총사업비는 7조 8000억 원 상당이다.

    특히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완성하는 첫 국산 이지스구축함으로 해군 전력 강화는 물론 한국 방위산업 기술을 세계에 알릴 기회라는 평가다.

    통상 함정 건조는 1단계 개념설계, 2단계 기본설계, 3단계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4단계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하는 데, 현재 남은 건 3~4단계다.

    개념설계는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이후 2023년 12월 기본설계가 완료됐고, 지난해 3단계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사업자 선정 방식을 놓고 논쟁이 가열되면서 1년 넘게 답보상태다.

    보통은 단계마다 경쟁입찰을 하지만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는 예외적으로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때문에 HD현대중공업은 관행대로 기본설계 수행사와 수의계약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전력을 고려해 이번엔 경쟁입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직원 9명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해군본부, 방위사업청을 방문, 기밀 자료를 몰래 촬영해 이를 미인가 서버에 보관·공유한 혐의로 전원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방사청 사업입찰 시 1.8점 감점이 적용된다.

    이번 KDDX 수주전이 미 해군 함정 시장 진출을 노리는 국내 방산 업계에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한국 조선사와 함정 분야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이 같은 불법 군사기밀 탈취 사건에 연루됐다면 국방계약 입찰 참여가 불가능하다. 자칫 한미 방산 협력에 찬물을 끼얹는 국격 하락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보안에 상당히 엄격하다. 특히 방산에 있어선 ‘삼진아웃제’로 퇴출까지 당할 수 있다. 이번에 정부가 국내 업체의 기밀 탈취 범죄를 용납하는 느슨한 모습을 보인다면 미국 측이 한국의 보안 의식을 오해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한화오션 방산기술력이 집약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등 최첨단 수상함 함정모형들. 

     

    이런 상황에 방산업계에서는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공동개발을 최적안으로 꼽는다. 양사가 방사청과 공동계약 후 함께 상세설계를 수행하고 2척의 선도함(1·2 번함)을 분할 건조한 뒤 나머지 4척도 나누는 방식이다.

    이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함정 설계와 건조 역량 강화가 가능해 개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늦어진 전력화 일정도 만회할 수 있다. 양사 검토 결과, 기술적 장애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에 특수선 4공장을 신축 중이다. 4공장은 국내 최초 스마트 크레인, 반자동 폴딩 플랫폼 등 첨단 스마트 자동화 설비가 도입돼 함정 실내 조립장으로 활용된다. 이곳에서만 연 300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여기에 한화오션과 거래하는 방산 관련 협력사도 650여 곳에 달한다.

    지역 상공계 관계자는 “조업이 시작되면 엄청난 낙수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공정한 방식을 통해 하루빨리 사업자 선정이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방사청도 이런 현실을 의식해 중재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강환석 방사청 차장이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에 이어 어성철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장(사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 조용진 대변인은 지난 8일 국방부 기자단 정례브리핑에서 “4월 중 사업분과위원회(분과위)에 안건을 상정하기 위해 양사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조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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