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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연합시론> 인터넷에 떠도는 원전보고서 재점검하라

    기업/산업 | 04-13 18:10

    <연합시론> 인터넷에 떠도는 원전보고서 재점검하라

    (서울=연합뉴스) 우리나라의 원전 기술 관련 보고서 수천건과 국내 원전 전문가 50여 명의 신상정보가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데도 해당 기관의 대응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연합뉴스가 키워드로 구글링 해봤더니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옛 한국원자력연구소)이 1994~2012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공한 보고서 약 4천900건이 검색됐다고 한다. 더구나 보고서 안에는 연구에 참여한 연구자들의 신상정보가 소속, 직위, 연구분야는 물론 주소, 휴대전화 번호,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까지 기재돼 있었다. 작년에 있었던 원전 자료 유출 사건이 정부와 관련 기관들의 보안 의식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기대를 무색하게 하는 결과이다.

    원자력연구원의 전·현직 연구원들은 원전 분야의 최고 인재들로, 국가 자산이다. 이들의 신상정보가 상세히 노출된 것은 각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가의 원자력 보안이 상당 수준의 위험에 노출돼 있음을 의미한다. 신상정보를 이용해 원자력 관련 기관을 해킹할 가능성도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원자력연구원의 해명은 안이해 보인다. 연구원은 "한국인터넷진흥원의 모니터링 결과 5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례가 있어 지난 2월 IAEA측에 요청해 삭제했다. 최근 들어 개인 컴퓨터에 있는 개인정보까지 지우도록 하는 등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할 일은 했다'는 식이다. 국가의 중요 인력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도 국책 연구기관인 원자력연구원이 이런 정도의 상황인식을 하고 있다면 정부가 나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에 있는 수천건의 보고서에 대해서는 공개해도 상관없는지를 놓고 논란이 있지만 뒷맛이 개운치는 않다. 원자력연구원은 우리나라 원전 기술에 대한 해외 홍보 차원에서 보고서를 공개했고, 그 결과 원전 수출에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2012년부터는 높아진 기술력을 고려해 IAEA에 제공하는 보고서의 양을 대폭 줄였다고 한다. 하지만 2012년 이전에 공개한 보고서가 지금 기준으로도 문제가 없는지 다시 한번 점검했으면 한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한국 원전기술의 장단점을 바로 파악 수 있는 정보들이 과도하게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작년 말 원전 자료 유출 때 공개됐던 자료들에 비하면 수십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자력은 국가 안위와 관련된 사안이다. 서 교수는 최근 원전 분야에서 한국을 따라잡은 중국이나 플루토늄 생산을 위해 경수로 사업을 하는 북한이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우리의 보고서들을 활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원자력연구원이 이번 기회에 보고서를 꼼꼼히 재점검했으면 하는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다. 원전 홍보보다는 원전 보안이 더 중요해진 현재의 잣대를 기준으로 볼 때 보고서에 적절치 못한 내용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삭제나 접근제한 등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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