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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美, 환율전쟁 시동…글로벌무역에 또 '새 포문'

    글로벌경제 | 05-24 14:05

    "한국, 일본, 인도 등 환율 관찰대상국에 관세부과 가능"
    통화 절하를 국가보조금으로 간주해 관세부과 가능성
    개별 무역협상서 환율 압박→전 세계 적용 가능한 美자체 규정화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워 세계 주요 수출국들을 상대로 무역정책의 강공을 펼쳐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에 이어 환율을 주요 무기로 꺼내 들었다.

    미국 상무부는 교역 대상국이 경쟁적 통화 절하에 개입하는 것이 자국 산업을 위한 '통화 보조금'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에 대한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상계관세는 수입하는 제품이 해당 수출국의 보조금 지원을 받아 수입국 산업에 피해를 줬다고 판단될 때 수입국이 부과하는 관세다.



    이번에 미 상무부가 추진하는 방안은 국가보조금 판정 기준에 수출국의 저평가된 통화 가치를 포함하려는 것이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달러 대비 통화 가치가 하락한 국가에서 생산된 어떤 상품에 대해서라도 미국은 추가 관세를 물릴 수 있게 된다.

    국제 무역 변호사이자 미국 싱크탱크 케이토연구소 비상근 연구원인 스콧 린시컴은 블룸버그통신에 "저평가된 통화를 보유했다고 드러난 어떤 국가로부터 수입한 어떤 상품에라도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문을 여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미국 기업들이 상무부에 통화 절하를 국가 보조금(Subsidy)으로 봐야 한다고 수없이 요구해 왔으며 이번 조치가 미국의 관세 정책에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벌여온 글로벌 무역전쟁이 글로벌 환율전쟁으로 확산하는 발판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미 행정부의 이번 움직임은 중국과 극심한 무역 갈등을 빚는 와중에 나왔고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난해온 만큼 먼저 중국을 정조준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중국뿐 아니라 일본, 한국, 인도, 독일, 스위스 등 미국 재무부가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목한 다른 나라에서 수출된 상품들도 관세 인상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특히 이번 시도는 '관세맨'을 자처할 만큼 교역 상대국과 협상에서 원하는 것을 끌어내는 데 관세 폭탄을 활용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아예 환율과 관세의 연계를 시도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관세맨"이라고 천명한 트럼프 대통령(CG)
    "나는 관세맨"이라고 천명한 트럼프 대통령(CG)

    취임 후 미국이 교역국들과 '불공정한' 무역 협정을 맺었다며 이를 각국과 재협상을 통해 미국에 유리하게 바꿔놓겠다고 공언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환율을 중시해 각국과 협상에 포함해 논의해왔다.

    백악관은 지난해 9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서명 때 배포한 팩트 시트(Fact Sheet)에 미 재무부가 한국 정부와 불공정한 환율 개입을 하지 않는다는데 양해(understanding)를 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도 환율을 주요의제로 올려두고 합의안에 중국의 위안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조항을 담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미국은 일본과 새로운 무역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이 협상에서 환율 조항까지 다루려 압박하고 있다.

    이번 상무부 발표는 미국이 개별 국가들과의 협상을 넘어서 교역국의 통화 절하 방지를 미국 자체 규정에 아예 못 박아 넣으려 하는 시도인 셈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 달러는 장기간 강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미국 경제를 성공적으로 꾸렸다는 평가를 받아 재선에 성공하기를 희망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달러 강세 추이에 불만을 터뜨려 왔다.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 가치를 환산한 달러지수는 이달 들어 98선까지 올랐다.

    통상 자국 통화 가치가 상승하면 수출에는 불리해진다.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유리하게 교역 조건을 바꾸려 무역 전선을 확대할 때마다 해당 교역 상대국들의 통화 가치는 하락세를 겪었다.

    미·중 무역협상이 암초를 만나면서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6.9위안까지 떨어져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7위안선 돌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원화 가치도 달러당 1,190원 선을 넘어섰다.

    무역전쟁 격화로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주요 수출국들을 중심으로 상당수 국가의 통화 가치가 급락세를 겪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 정도만 달러에 대한 통화 가치를 유지했을 뿐, 한국 원화와 중국 위안화는 물론이고 유로화, 대만 달러, 호주 달러, 영국 파운드화 등은 일제히 하락하는 추세다.

    cheror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5/24 11:1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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