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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이웃사촌 사라진 아파트숲 "아파트 거주민, 타인 신뢰도 낮아"

    사회 | 01-29 10:51

    HUG 하승현 연구위원 연구…"높은 주거밀집도는 신뢰에 부정적"
    "소득과 신뢰 정비례하다가 상위 1% 구간에선 외려 낮아져"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속 덕선이네와 그 이웃들은 함께 김장하고 음식을 나눠 먹고 서로의 대소사를 자기 일처럼 기뻐하고 슬퍼한다.

    그로부터 약 30년 후 옹기종기 모여있던 낮은 주택들은 아파트 숲이 됐고 좁은 골목길은 차들이 오가는 넓은 도로로 변하면서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이웃 간의 끈끈한 정은 이제 드라마 속 이야기가 됐다.

    실제로 아파트에 거주하고 승용차로 통근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타인에 대한 신뢰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HUG 주택도시금융연구원 하승현 연구위원은 HUG가 발간하는 '주택도시금융연구' 최신호에 실린 '근린환경이 사회적 신뢰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 주거환경이 다른 이들과의 신뢰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하 위원은 매년 서울시가 시행하는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 데이터 3만4천870건(2015년 기준)을 분석해 주거유형, 소득, 평균 도로 폭, 보행비율, 통근비율 등이 개인의 사회적 관계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주거유형의 경우 아파트 거주자는 낯선 사람에 대한 신뢰도를 보여주는 척도에서 마이너스(-) 값을 보였다. 이는 아파트 거주자가 다른 유형의 주택(단독·다세대·다가구) 거주자에 비해 타인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 위원은 "주거 밀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증가하면 상호작용해야 하는 타인 수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타인과의 접촉을 꺼리게 된다는 가정을 뒷받침하는 결과"라며 "높은 주거밀집도는 오히려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점유유형으로 보면 자가와 전세 거주자의 신뢰도가 월세 거주자보다 높았다.

    하 위원은 "지역에 대한 애착이나 거주기간이 사회적 자본과 비례한다는 기존의 연구와 일치하는 분석 결과"라고 말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연합뉴스TV 제공]

    소득 수준과 신뢰도는 대체로 정(正)의 관계를 보여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의 사회적 신뢰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보여줬다.

    다만, 소득 상위 1%에 속하는 월평균 소득 750만원 이상의 구간에서는 오히려 낯선 사람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는 현상을 보였다.

    하 위원은 "일정 수준 이상으로 경제적 지위가 상승하면 신뢰가 하락하는 것인지, 아니면 조사에 포함된 소수 고소득자의 평균적 신뢰수준이 낮은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통근수단별로 보면 걷거나 택시, 대중교통을 이용해 집과 회사를 오가는 사람들의 신뢰도가 자가용으로 통근하는 사람보다 높게 나타났다.

    하 위원은 "다른 사람과 접촉할 기회가 많은 통근수단을 이용할 경우 신뢰가 제고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거주지 주변 환경도 타인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쳤다.

    1인당 공공체육시설 면적이나 공원 면적은 모두 신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반대로 평균 도로 폭은 낯선 사람에 대한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도로 폭이 넓어지고 교통량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이 도보 활동을 꺼리면서 타인에 대한 신뢰도 역시 낮아졌다.

    통근비율이 높으면 낯선 사람에 대한 신뢰가 올라갔다.

    하 위원은 "주거 용도로 획일화된 지역보다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활동이 발생하는 지역에서 타인에 대한 신뢰가 높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공업시설은 신뢰에 부정적인 요소가 됐다.

    공업지역에서 발생하는 공해, 소음, 공동화 현상 등의 환경으로 인해 사람의 보행과 상호작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 위원은 "금천구, 영등포구, 구로구 등 공업용도지구의 비율이 높은 자치구는 다수의 외국인 노동자를 수용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문화 차이, 소득 격차 등의 요소가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거주지나 시내 보행환경 만족도는 타인에 대한 신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야간 보행환경은 만족도가 높을수록 낯선 사람에 대한 신뢰가 올라갔다.

    하 위원은 "지역별 객관적 지표의 차이가 거주민의 사회적 신뢰를 차별적으로 형성할 수 있다"며 "사회적 신뢰를 잘 형성하려면 대면접촉의 기회를 늘릴 수 있는 보행환경, 공원·체육시설, 대중교통 편의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주택
    부동산 주택[연합뉴스TV 제공]

    e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1/29 06:4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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