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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이건희 차명계좌 잡으려다…다른 은행 차명계좌들로 '불똥'

    기업/산업 | 02-14 09:28


    활성·휴면계좌 복원해 과징금 부과 가능할 듯…해지계좌는 불가능
    금융당국, 1993년 8월 당시 계좌 원장 복원 총력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박의래 김경윤 기자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에서 촉발된 과징금 문제가 엉뚱하게 은행 차명계좌로 불똥이 튀고 있다.

    이 회장이 1993년 8월 실명제 시행 이전에 개설한 계좌는 원장이 없어 과징금을 부과할 방법이 마땅하지 않지만, 현재 살아있거나 휴면 상태인 은행계좌는 실명제 시행 시점의 원장을 복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이 금융실명제 긴급명령 시행일 기준시점(1993년 8월 12일)의 계좌 원장을 일부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1993년 8월 12일 이전에 개설된 계좌라도 현재 살아있는 계좌이거나 휴면계좌는 기록을 보관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활성계좌나 휴면계좌는 오래된 기록이라 하더라도 입증 필요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은행들이 과거 기록을 보관하고 있다"면서 "다만 기록이 워낙 방대하므로 특정 시점의 기록을 일률적으로 복원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실명제법 부칙 6조1항은 금융실명제 긴급명령 시행일 현재(1993년 8월 12일)의 금융자산 가액의 50%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993년 8월 당시 계좌 원장을 제시할 수 있어야 차명계좌에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법제처의 과징금 부과 유권 해석을 끌어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실명제 이전 차명계좌의 경우 해당 계좌 27개를 보유한 삼성증권[016360]과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006800], 한국투자 등 4개 증권사가 금감원에 당시 계좌 원장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했다. 기록이 없어 과징금 부과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은행 활성계좌나 휴면계좌는 당시 기록에 접근할 수 있으므로 1993년 8월 이전에 개설된 계좌가 차명계좌라는 점이 입증된다면 당시 계좌 잔액의 50%를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농협은행의 경우 1993년 8월 12일 이전에 만든 계좌라 해도 아직 계좌가 살아있거나 휴면계좌인 경우에는 원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현재 활성계좌와 휴면계좌의 경우 과거 기록을 갖고 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신한은행 역시 활성계좌와 휴면계좌 과거 기록을 모두 보관하고 있다.

    이미 해지된 계좌는 기록이 없어 과징금 부과가 사실상 어렵다.

    금융사들은 상법상 상업장부 보존 기한인 5~10년까지 해지계좌 기록을 보관한다. 즉 전표 또는 유사한 서류는 5년, 중요 서류는 10년이 경과된 후 기록을 폐기한다. 개인정보보호법이나 신용정보법은 거래관계가 끝난 고객의 개인정보를 폐기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 법을 준용해 관련 기록을 의무적으로 폐기하는 은행이 대부분이다.

    농협은행과 국민은행은 해지계좌 기록을 해지 시점을 기준으로 10년간 보관한 후 폐기한다. 우리은행은 5년 후, 신한은행은 등급을 나눠 5년 후 혹은 10년 후에 해지계좌 정보를 없앤다.

    다만 활성·휴면계좌와 해지계좌 사이에 과세 형평성 문제가 남는다. 차명계좌를 운영했지만 활성·휴면계좌인 사람들은 과징금을 내고, 과거에 해지한 사람들은 기록이 없어 과징금을 내지 않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이 1993년 8월 당시 데이터를 제대로 복원하지 못하면 형평성 문제 때문에 되레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자금 실소유자가 밝혀진 차명계좌'만 대상이 되므로 실질적인 과징금 부과 대상은 거의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와 금감원, 국세청, 시중은행 등은 13일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실명제 실시 이전에 개설된 차명계좌에 대한 실태조사에 즉시 돌입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금융사들에 1993년 8월 당시의 계좌 원장 보유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해달라고 요청했다.

    spee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2/14 06: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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