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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이재용서 멈춘 특검…"뇌물 요건·삼성 지원경위 다툼 여지"(종합2보)

    기업/산업 | 01-19 09:36

    영장 기각 '이제 집으로'
    영장 기각 '이제 집으로'

    이상학 기자 = 430억원대 뇌물공여와 횡령·위증 등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종이백을 들고 19일 오전 의왕시 서울구치소 밖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leesh@yna.co.kr

    법원, 영장 기각…"대가관계·부정한 청탁 소명 등 현 단계 구속 어려워"
    '대통령 뇌물' 수사 동력 약화 가능성…여타 대기업 수사에도 영향 전망
    삼성, 창사 이래 첫 총수 구속 사태 면해

    차대운 이보배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그룹 총수인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특검팀이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 수사의 최대 관문 돌파에 실패함에 따라 향후 박 대통령과 삼성그룹 외 다른 대기업 집단을 겨냥한 수사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법원의 영장 기각에 대한 공식 입장을 별도로 표명할 예정이다.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장시간 검토 끝에 특검이 청구한 영장을 기각했다.







    조 판사는 "뇌물 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관계와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 각종 지원 경위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와 그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 관련자 조사를 포함해 현재까지 이뤄진 수사 내용과 진행 경과 등에 비춰 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조 판사는 전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2시 10분까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했고 이날 새벽 4시 50분께 기각 결론을 발표했다. 결론을 내리는 데 18시간 이상 걸린 것으로, 깊은 고민을 거듭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부회장에게는 뇌물 공여, 제3자뇌물 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위증(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연합뉴스TV 제공]

    우선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이 승마 유망주 육성 명분으로 2015년 8월 최씨가 세운 독일의 유령회사(페이퍼 컴퍼니)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21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가량을 송금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삼성그룹은 최씨와 그의 조카 장시호(38·구속기소)씨가 평창올림픽을 활용해 이권을 챙기려 세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천800만원을 후원했다. 최씨가 배후에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주요 대기업 중 최대인 204억원을 출연했다.

    특검팀은 삼성그룹이 박 대통령과 최씨 측에 430여억원 지원을 약속하고 실제로 250여억원을 건넨 것으로 봤다. 뇌물수수죄는 실제 돈이 건너가지 않았더라도 약속한 행위만으로도 성립해 430억원 전체에 뇌물 공여와 제3자뇌물 공여 혐의가 적용됐다.

    이 가운데 독일 유령법인에 지급되기로 약속한 돈과 실제 건너간 돈 210여억원에는 일반 뇌물 혐의를, 각각 재단법인과 사단법인인 미르·K재단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건너간 204억원과 16억2천800만원에는 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특히 특검팀은 삼성그룹이 영수증 증빙자료를 갖추는 등 회계 처리를 했더라도 유령회사인 코레스포츠에 실제로 35억원을 지급한 것은 특정 지배주주, 즉 이 부회장 1인을 위한 행위로 간주해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앞서 특검팀은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7월과 2016년 2월 독대 자리에서 이 부회장에게 독일 비덱 및 영재센터를 도울 것을 구체적으로 요구했고 독대 직후마다 이 부회장이 지원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하고 이 부회장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사팀은 삼성그룹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세습 과정에서 중대한 의미가 있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하는 대가로 최씨 일가를 지원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삼성 측은 결과적으로 최씨 일가에 거액을 후원한 것은 맞지만, 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권한을 가진 박 대통령의 강요에 가까운 요구 탓에 어쩔 수 없이 지원한 '피해자'라고 항변했다.

    변호인단의 송우철 변호사는 영장심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가장 쟁점이 된 부분은 뇌물공여죄에 있어 대가성 여부였다"며 "충분히 소명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삼성의 '피해자 프레임'이 법원 설득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뇌물 공여자인 이 부회장 영장 기각으로 내달 초까지 박 대통령을 대면 조사하려던 특검팀이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는 해석도 있다.

    한편 이 부회장 영장 기각으로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자체에 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하겠다는 특검의 과감한 법리 적용은 일차적으로 법원의 관문을 넘지 못한 셈이 됐다.

    향후 면세점 선정 및 사면 등과 관련해 박 대통령 측과 긴밀히 교감한 정황이 있는 SK, 롯데, CJ 등 다른 대기업으로 수사를 확대하려던 특검팀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고개를 든다.




    ch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1/19 08:4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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