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걱정·희망' 함께 준 현대차·현대중 '쌍둥이 협상'
교섭중단·위원장 선거·재교섭·잠정합의·타결까지 닮은꼴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협상 시작에서부터 교섭 중단, 위원장 선거, 재교섭, 잠정합의, 연내 타결까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사의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은 닮은꼴이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채 두 회사가 똑같이 협상 난항과 파업을 되풀이해 국민적 우려를 낳았고, 기대하지 않은 가운데 극적으로 연내타결을 이뤄 그나마 내년도 노사관계에 대한 희망을 갖게 했다. 협상 도중의 위원장 교체도 같았다.
현대차와 현대중 노사가 1987년 노조 설립 이래 시작된 노사협상 역사에서 올해와 같은 '쌍둥이 협상'은 처음 있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두 기업 노사는 6월에 각각 임단협과 임금협상 상견례를 가졌다.
각각 20여 차례 교섭하다가 비슷한 시기에 파국을 맞았다.
현대차 노조는 8월 27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고, 현대중 노조는 하루 앞선 8월 26일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차 노조는 결렬 이후에도 여름휴가를 넘기면서 접점 찾기에 안간힘을 쏟았지만 결국 9월 추석 연휴를 앞두고 파업에 들어갔다. 9월 23일부터 사흘 연속, 그리고 4년 연속 파업이었다.
현대중 노조도 9월 들어 4일과 9일 각 4시간 부분파업, 10일과 11일, 15일, 16일 나흘간 사업부별 순환파업, 다시 17일 부분파업 했다.
9월에 현대차와 현대중 노조는 각각 3차례, 7차례 파업을 이어갔다.
한때 동반파업까지 갈 뻔했다. 9월 9일 현대중이 주도하는 국내 조선업종 노조연대 소속 노조와 현대기아차그룹 사업장 노조들이 모여 첫 연대 파업을 추진했지만 내부 사정으로 성사되지는 못했다.
이어 현대차와 현대중 노조는 10월과 11월 사이 약속한 듯 교섭을 중단하고 새 집행부 선거체제로 전환했다. 두 노조 집행부의 2년 임기가 끝나는 시기가 비슷하게 겹쳤기 때문이다.
새 집행부 선거에서 현대차는 박유기, 현대중은 백형록 위원장이 각각 당선됐다. 당선된 위원장의 성향도 모두 강성이었다.
마치 1980년 후반과 1990년 초반 국내 노동계의 양대 산맥이 다시 우뚝 선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후 현대차 노조는 새 위원장이 주도하는 임단협 교섭을 12월 15일 재개했다. 며칠 앞선 9일 현대중 노조가 임협을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각 노사가 연내 타결을 위해 집중교섭에 나서 12월 24일 같은 날 극적으로 잠정합의에 이른 것이다.
지역 노사관계 전문가는 29일 "현대차와 현대중 노사는 올해 임단협에서 경제위기 속에 더이상 노사협상에 시간을 소모할 수 없고, 조합원들의 염원인 연내 타결을 이뤄내야 한다는 데 공감했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들 노사는 올해 마지막 임단협 행사인 타결 조인식도 같은 날인 30일 한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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