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한기 기자 =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의 노후보장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국회차원에서 구성한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사회적 기구'가 16일 국회에서 위원 상견례를 갖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이 기구는 다음 달 말까지 국민연금의 명목 소득대체율 50% 상향, 크레디트 제도 확대 등을 통한 사각지대 해소 등 국민연금 제도 전반에 걸친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이 과정에서 노후에 받는 국민연금을 올리는 대신 이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할 재원확보 차원에서 적정수준의 보험료율 인상방안도 논의 테이블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 명목 소득대체율 50% 상향조정되나
사회적 기구의 출범 목적은 턱없이 낮은 현재의 국민연금 수령액을 어떤 식으로든 올리는 방안에 대한 사회적 대타협을 끌어내는 것이다. 노후에 받는 국민연금액 수준은 소득대체율 개념으로 표시된다. 소득대체율은 연금을 받을 때의 금액이 연금 가입기간 평균소득과 대비해 어느 정도의 비율인지를 나타낸 지표로 명목 소득대체율과 실질 소득대체율이 있다.
1988년 국민연금 도입 당시 가입기간 40년 기준으로 한 명목 소득대체율은 70%였다. 꽤 후했다. 월 평균소득 100만원의 소득자가 40년 국민연금에 가입하면 월 70만원을 받는다는 말이다.
하지만 명목 소득대체율은 기금고갈론의 격랑에 휩쓸려 계속 떨어졌다. 1998년 1차 연금개편에서 60%로 하락했다. 2007년 2차 연금개편에서는 또다시 60%에서 매년 0.5%포인트씩 낮아져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40%까지 떨어지게 돼 있다. 2015년 현재의 명목 소득대체율은 46.5%다.
그런데 경제난, 취업난, 실업, 구조조정 등으로 말미암아 직장에 들어가 40년간 안정적으로 다니면서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국민은 드물다.
현재 실제 가입기간은 평균 24년에 그치며 실질 소득대체율은 24%로 볼 수 있다. 그러면 노후에 실제 연금으로 받는 금액은 48만원 수준이 머문다. 2015년 1인 가구 최저생계비 61만7천원보다 훨씬 적다. 수십 년 국민연금에 가입해봤자 국민연금만으론 최저생활조차 유지하기 버겁다는 뜻이다. 국민연금이 '용돈연금'이란 비아냥거림을 듣는 이유다.
연금관련 시민단체인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www.pensionforall.kr)이 여야 합의대로 명목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릴 때 노후 국민연금 수급수준을 계산한 결과를 보면, 평균적인 국민이 성실하게 연금보험료를 내면 적어도 최저생계비 수준의 연금은 보장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즉, 명목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면 1년마다 연금지급률이 1.25%로 0.25%포인트(50%/40년 = 1.25%) 늘어나 24년 가입하면 실질소득대체율은 30%가 되고 그러면 연금액은 최저생계비 수준인 60만원에 근접한다.
◇ 보험료 두자릿수로 오르나?
국민연금 명목 소득대체율을 올려 노후 보장수준을 높이려면 재원이 필요하다. 국민연금 재정은 크게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와 그 보험료로 기금을 운용해 거둔 수익금으로 구성된다.
기금운용수익률을 올리면 보험료를 올릴 필요가 없지만, 불확실한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어떤 식으로든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한 것이다. 그게 그렇게 쉽지 않다. 기금소진 등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신뢰가 낮은 상황에서 국민 저항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껏 연금개혁 때마다 보험료 인상안이 나왔지만 번번이 물거품이 됐다. 당장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보험료를 더 내서 노후를 대비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인식 탓이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제도시행 첫해인 1988년 3%에서 시작해 5년에 3%포인트씩 올라 1998년부터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9%를 넘지 못하며 이른바 '10% 유리천장'에 막혀 있다.
참여정부 때인 2007년 두 번째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한창인 당시에도 정부는 애초 소득대체율을 60%에서 50%로 낮추는 대신 보험료율을 9%에서 2030년까지 15.9%로 단계적으로 올리려고 했다.
그러나 여야 모두 보험료 인상에 부담을 느끼면서 결국 보험료율은 1997년부터 유지해온 대로 그대로 9%로 놔두고 소득대체율만 40%로 낮추는 선에서 합의했었다.
명목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지 않고 현행대로 40%로 유지하더라도 2060년께 연금기금은 바닥나며, 이런 고갈시점을 늦추려면 어떤 식으로든 사회적 합의를 거쳐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
김연명 중앙대 교수는 "국민연금의 재정운용방식과 장기 재정목표, 적정 적립금 수준 등에 대한 중장기 방향 아래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 명목 소득대체율 인상에 따른 재원확보 방안과 시기(보험료 인상과 시기)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든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대부분 연금 전문가와 연구기관들이 동의하는 만큼 보험료 인상 논의가 조기에 불붙으면서 보험료율이 실제로 오를지, 오른다면 과연 얼마나 오를지에 관심이 쏠린다.
◇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방안 탄력받을 듯
사회적 기구는 국민연금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사각지대 해소방안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논의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18세 이상 60세 미만 국민으로 소득이 있으면 누구나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전 국민 대상의 공적연금이다. 강제 가입이기에 가입과 탈퇴의 자유가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아 노후에 연금을 받지 못하는 국민이 많다. 광범위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현재 국민연금에는 18~59세 총 인구 중에서 전업주부 등 적용제외자를 빼고 2천95만명이 가입해 있다. 이 가운데 실직이나 사업 중단, 휴직, 재학 등의 사유로 보험료를 낼 수 없는 납부예외자가 약 457만명이다.
게다가 1년 이상 보험료를 내지 않은 장기체납자가 약 111만명이다. 납부예외자와 장기체납자를 합하면 약 568만명이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지 않아 사각지대에 내몰려 있는 것이다.
즉 18~59세 총 인구의 약 절반이 공적연금 사각지대에 있다. 국민연금 적용대상을 기준으로 하면 약 27.1%가 사각지대에 방치된 셈이다.
이런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해결하려면 일용직, 비정규직, 특수고용 노동자(골프장 캐디,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택배·퀵서비스 노동자 등), 돌봄(아동양육, 가사, 질병·장애 돌봄) 노동자, 영세자영업자 등에 대한 보험료 지원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사회적 기구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늘려주는 각종 크레디트(출산, 군복무, 실업 등)을 확대 강화하고, 10인 미만 사업자 근로자의 보험료를 지원해주는 두루누리 사업을 내실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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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