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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종이통장 120년 만에 역사 속으로…9월부터 단계 감축

    증권/금융 | 07-29 14:31






    미발행 때 인센티브, 2020년부터 고객이 발행비용 부담
    내년 하반기 '장기 미사용' 계좌 일제 해지 추진

    (서울) 정준영 기자 = 우리나라 은행의 태동기부터 100년 넘게 이어진 종이통장 발행 관행이 사라진다.

    단계적 감축을 유도하기 위해 올 9월부터 2년간 종이통장을 원하지 않는 고객에게 금융사가 인센티브를 주고, 2017년 9월부터는 미발행 원칙을 적용한다.

    예외적으로 고객 희망에 따라 발행하긴 하지만 2020년 9월부터는 발행비용 일부를 해당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 


    내년 하반기에는 장기간 쓰지 않은 수천만 개의 계좌가 일제히 정리된다.

    금융감독원은 29일 이런 내용의 '통장 기반 금융거래 관행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 종이통장 역사의 뒤안길로…인센티브 제공 등으로 점진적 폐지 유도

    금감원은 우선 금융 전산화로 사실상 무용지물이 돼 버린 종이통장 발행 관행을 단계적으로 없애 나가기로 했다. 

    종이통장은 이제 소비자 입장에선 이로운 점이 없는 존재가 돼 버렸다.

    분실이나 인감변경으로 통장을 재발급받을 때 쓸데없는 수수료(연간 총 60억원)를 내야 한다. 영업점에선 본인이라도 통장이 없으면 출금이 어렵고, 통장을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금융범죄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 

    금융회사로선 제작원가 300원을 포함해 인건비와 관리비까지 합치면 개당 5천~1만8천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그간의 관행 때문에 올 5월 말 현재 은행계좌 중 종이통장 발행 계좌는 2억7천만개(휴면예금계좌 제외)로 전체의 91.5%에 이른다.

    또 지난해 은행 신규 예금계좌 중 종이통장이 발행된 계좌는 3천800만 개로 82.6%에 달했다. 

    금감원은 이런 현실을 고려해 1단계로 오는 9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종이통장을 발급받지 않는 고객에게 금융회사 자율적으로 인센티브를 주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하되, 기존 고객도 통장을 재발행할 때 의사를 확인해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인센티브로는 금리 우대, 수수료 경감, 경품 제공, 무료서비스 등이 거론된다.

    2단계로 2017년 9월부터 2010년 8월까지는 신규 고객에게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는 원칙을 적용한다. 다만, 고객이 60세 이상이거나 금융거래기록 관리 등을 이유로 종이통장을 희망할 때는 발행해준다. 

    3단계인 2020년 9월부터는 2단계 원칙을 유지하되, 종이통장을 원하는 고객에게 통장발행 원가의 일부를 부과한다. 



    2~3단계에서도 기존 거래고객에게는 1단계의 인센티브 부여 방식을 통해 자발적 선택을 유도한다. 

    금융거래 증빙자료를 원하는 고객에는 전자통장, 예금증서, 거래명세서 등을 발행해 준다. 금융사가 종이통장 없는 금융상품을 적극 내놓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금감원 박세춘 부원장은 "100여 년 지속된 종이통장 발행 관행이 사라지고 수년 내에 무통장 거래 관행이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이통장 발행이 시작된 것은 국내 최초의 상업은행인 한성은행(조흥은행의 전신)이 1897년 설립된 이후로 금감원은 추정했다. 약 120년 만에 종이통장 시대가 저물게 되는 셈이다. 금융 전산화에 따라 미국은 1990년대, 영국은 2000년대 들어 각각 발행하지 않고 중국은 2010년대 들어 고객이 요청할 때만 발행해 준다. 

    ◇ 계좌해지 간소화 추진…내년 하반기 장기 미사용계좌 일제 정리

    금감원은 또 오랜 기간 쓰지 않은 금융계좌를 쉽게 파악해서 간편하게 해지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놨다. 

    장기 미사용 계좌가 방치되면서 대포통장으로 악용되고 사회적 비용이 커지고 있어서다.

    올 3월 말 현재 17개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요구불예금계좌 2억920만개 중 9천666만개(46%)가 1년 이상 입출금이 없고 잔액이 10만원 미만인 계좌다. 3년 이상 입출금이 없고 잔액이 1만원 미만인 계좌도 6천92만개(29%)나 된다.

    금감원은 우선 소비자가 본인의 장기 미사용 계좌들 가운데 거래가 중지된 계좌를 일괄적으로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내년 상반기까지 구축한다. 아울러 거래중지가 이뤄진 경우에는 금융사가 연간 1회 이상 해지 필요성을 고객에게 통보하도록 했다.

    간편한 계좌 해지를 위해선 영업점 방문 없이 전화나 인터넷·스마트폰으로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우리·국민·신한은행이 최근 시행했듯이 '거래 중지된 입출금이 자유로운 계좌'를 대상으로 우선 적용하고 앞으로 본인확인 절차의 정비 상황을 고려해 일반계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대리인을 통한 해지는 지금은 본인인감증명, 위임장 등 서류를 갖춰야 허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소액계좌를 중심으로 제출서류를 간소화한다.

    아울러 계좌개설 때 지정한 대리인이 해지할 수 있도록 지정대리인 제도를 도입한다.

    또 사전에 고객과 약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금융사가 자동으로 해지할 수 있도록 약관을 개선하기로 했다. 

    계좌 개설 때 해지일을 특정하는 방식, 3년 이상 거래가 없으면 고객에게 알린 다음에 금융사가 해지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거래중지계좌 일괄조회시스템이 구축되고 계좌해지 절차 간소화가 마무리되면 내년 하반기에는 금융사들이 3년 이상 금융거래가 없으면서 잔액 10만원 미만인 금융계좌를 대상으로 고객 동의를 받아 잔액을 이체하고 해지하는 일제정리를 추진한다.

    해당 계좌는 3월 말 기준으로 6천907만개다. 

    princ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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