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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눈높이 낮추기에 방점 찍을 듯

    기업/산업 | 04-26 06:08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눈높이 낮추기에 방점 찍을 듯
    성장률 등 경제지표 전망치 무더기 하향 조정 가능성

    (세종=연합뉴스) 이상원 이광빈 김동호 박초롱 기자 = 정부가 오는 6월 말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성장률·고용·물가·수출 등 거시경제지표를 대규모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예상치 조정에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녹록지 않은 대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하면 기존 전망치를 유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올 1분기 경제가 전분기보다 0.8% 성장하는데 그쳐 예상보다 좋지 않았다"며 "이런 여건을 반영하면 성장률과 물가, 수출 등 예상치를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낮아지는 성장률 전망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3.8%는 다른 예측 기관보다 상당한 격차가 있다.
    특히 최근에는 대부분 기관이 전망치를 속속 내리는 분위기다. 경제 여건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정부의 전망치에 대한 하향 조정도 불가피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1%로 내렸고 국제통화기금(IMF)은 3.7%에서 3.3%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금융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도 5월과 6월에 기존의 전망치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KDI의 전망치는 3.5%이고 한국금융연구원은 3.7%, 현대경제연구원은 3.6%였다.
    해외 투자은행(IB) 중에서는 2%대까지 내린 곳이 있다.
    노무라증권은 3.0%에서 2.5%로 하향 조정했고 BNP파리바는 2.7%를 제시했다.
    정부는 일단 6월까지의 지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최경환 부총리는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성장률 하향 조정 관련 질의에 "여러 각도로 검토하고 상반기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밝힐 때 내 놓겠다"고 답했다.
    정부가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더라도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려됐던 올해 1분기 성장률(전기비)이 0.8%로 시장의 예측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고 2분기부터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1분기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에 대한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높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작년 4분기가 매우 안 좋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올해 1분기의 회복세는 굉장히 미약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 물가 전망치도 대폭 낮아질 듯

    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내놓으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은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이제는 얼마나 큰 폭으로 낮출 것인가가 관심사다. 정부가 지난해 말 내놓은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담뱃값 인상 효과(+0.6%포인트)를 포함해 2.0%다.
    이미 한국은행은 지난 9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0.9%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1월 내놓은 전망치와 비교해 3개월 만에 무려 1.0%포인트나 낮춘 것이다.
    시장의 예측보다 큰 하향 조정이다.
    이는 1분기 실적치가 예상을 크게 하회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까지 4개월 연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대였다.
    특히 담뱃값 인상 효과를 빼면 물가상승률이 두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디플레이션의 그림자는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도 불투명하다.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4월에 2.5%로 전달에 이어 역대 최저치를 이어갔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0%대로 보고 있다"면서 "환율이 최근 강세를 보여 환율 쪽에서도 물가하락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성장 엔진' 수출에도 경고등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돼온 수출도 위태롭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0%로 정체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분기 이후 5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4.2%였던 수출 증가율은 2분기 3.4%, 3분기 2.2%, 4분기 1.4%로 네 분기 연속 하락했다.
    급기야 올해 1분기에는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0.2%가 되면서 성장률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수출에 경고등이 켜진 것은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이 내수 중심의 성장 전략을 펼치면서 가공무역과 중계무역이 위축되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출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전·휴대전화·철강 등 주력 제품의 수출 또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반영해 한국은행은 지난 12일 올해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3.1%에서 -1.9%로 낮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과 밀접한 원·엔 환율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면서 7년 만에 100엔당 800원대로 근접하고 있다.
    엔저 심화는 안 그래도 고전하는 수출 기업을 더욱 압박할 수 있는 요소다. 한국의 수술 주력 품목 대부분이 일본과 겹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 수출의 8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반도체·자동차·선박 등 주력 13개 산업군 대부분이 일본의 주력 수출품과 중복된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연평균 원·엔 환율이 900원일 경우 국내 총수출은 지난해보다 약 8.8%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는 '수출만이 살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제 수출만으로 성장률을 떠받칠 수 없다는 사실을 바로 봐야 한다"며 "내수, 금융산업 등 살려야 할 것들이 수출 외에도 많다"고 말했다.
    d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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