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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누님 바꿔주세요"…112상황실 기지로 스토커 체포

    사건/사고 | 04-22 12:03

    "누님 바꿔주세요"…112상황실 기지로 스토커 체포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집에 침입한 스토커로부터 협박받던 여성이 몰래 112에 신고했다가 들통나 큰 변을 당할 뻔했으나 접수요원의 기지로 화를 면했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0일 오후 10시 22분 서울청 112 종합상황실로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종합상황실 석우진 경위는 "경찰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A(39·여)씨의 다급한 목소리에 즉시 주소와 호수, 현관 비밀번호를 물어 알아냈다.
    A씨는 "2년 전부터 따라다니던 아저씨가 집에 들어와 술을 마시고 '눈을 쑤셔버리겠다. 감방에 가도 안 무섭다. 옛날 같았으면 벌써 죽여버렸다'며 때릴 듯이 위협하는데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그때 수화기 너머로 남성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전화기를 빼앗아 "어디 파출소냐. 어디 지구대냐"라고 다그치듯 물었다.
    자칫 남성이 흥분해 신고자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겠다고 판단한 석 경위는 "누나 좀 바꿔주세요. 괜찮으니까 누나 바꾸세요"라고 말하며 마치 A씨의 친동생인 것처럼 대응했다.
    석 경위의 기지에 흥분을 가라앉힌 남성은 전화기를 A씨에게 넘겨줬고, 석 경위는 A씨에게 남성의 흉기소지 여부 등을 '예·아니요' 식으로 답하도록 유도해 상황을 파악하면서 가장 가까운 지구대에 긴급출동 명령을 내렸다.
    신고접수 2분 20초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거칠게 저항하는 김모(55)씨를 체포했다.
    김씨는 2년 전 자신이 일하던 병원에 입원했던 A씨를 알게 돼 호감을 느껴 교제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스토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5일 A씨가 서울 송파구 잠실로 이사하자 도와주겠다며 찾아와 집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이날 다시 A씨의 집을 찾아왔지만 A씨가 현관문을 열어주지 않자 외운 비밀번호로 문을 열고 침입했다.
    김씨는 음식과 소주 3병을 시켜 먹으며 자신과 교제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A씨를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주거침입과 협박 혐의로 김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작년 4월에도 모텔에 갇혀 동거남에게 폭행당하던 여성이 112에 신고하다 전화기를 빼앗겼지만 상황실 여경이 '엄마랑 얘기하게 해달라'며 딸인 것처럼 대응해 위험한 상황을 넘긴 적이 있다"며 "범인과 함께 있는 상황에서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지인과 대화하듯 위치와 상황을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또 112 신고 시 휴대전화의 GPS나 와이파이 기능을 켜두면 정확한 주소를 몰라도 위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d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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