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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그날 처참했던 '화려한 휴가'…너릿재 양민학살 軍문건서 확인

    사회 | 05-18 09:17


    "할머니 눈에 총상", "여고생만 생존", "시체는 가매장" 증언 인용
    국방부, 30년 전 이미 "'시위대 17명 사망' 군 공식 기록과 부합" 판단
    손금주 "軍, 사건 알고도 부인해 충격…진실규명에 뜻 모아야"


    광주 외곽 통제하는 5·18 계엄군
    광주 외곽 통제하는 5·18 계엄군(광주=연합뉴스) 9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1980년 5월 기록한 광주항쟁 영상을 공개했다. 기록관이 익명의 수집가로부터 입수한 영상은 1980년 5월 20일부터 6월 1일까지 국군통합병원과 적십자병원 환자 치료 상황, 전남도청 기자회견 등 광주 일대와 근교를 촬영했다.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이 영상은 이달 10일부터 30일까지 기록관 3층에서 상영한다. 사진은 당시 광주 외곽을 통제하는 계엄군의 모습. 2018.5.9 [5·18민주화운동기록관 공개 영상 캡처=연합뉴스]
    hs@yna.co.kr

    1980년 광주.민주주의는 없었다
    1980년 광주.민주주의는 없었다(서울=연합뉴스) 신군부의 집권음모를 규탄하고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일어선 광주민주화운동이 38주년을 맞이하게 됐다.
    1980년 당시 전남매일 사진기자로 활동했던 나경택 전 연합뉴스 광주전남취재본부장이 취재한 당시 계엄군에 구타 당하는 시민. 2018.5.17 [5.18 기념재단.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공수부대가 시민이 탄 버스에 무차별 총격을 가한 이른바 '주남마을 미니버스 사건'이 군 내부 문건을 통해 처음 확인됐다.

    '너릿재 양민학살 사건'으로도 불리는 이 사건은 5·18을 주제로 한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상세하게 묘사돼 계엄군의 비밀 작전명으로 알려진 '화려한 휴가'의 상징처럼 회자돼 왔다.




    우리 군은 그동안 이 사건을 공식 부인해왔지만, 무소속 손금주 의원(전남 나주·화순)이 18일 연합뉴스에 제공한 국방부 대외비 문건을 보면 이미 30년 전부터 그 실체를 알고 있었다.

    이번에 공개된 대외비 문건은 국방부가 국회 광주특위 청문회를 앞둔 지난 1988년 5월 '5·23 무장시위대와 교전 후 부상자 처리 결과'라는 제목으로 작성한 것이다.





    국방부는 이 문건에서 "1980년 5월 23일 오후 4시 30분께 공수부대 11여단 62대대 관할 지역에서 계엄군과 시위대 사이에 교전이 벌어져 군인 1명이 부상을 당하고, 시위대 17명이 사망, 2명이 부상했다"는 1980년 당시 군 공식 기록을 인용했다.

    국방부는 그러면서 계엄군과 시민 사이에 벌어진 교전을 목격한 다수 군인의 증언과 이 기록이 같은 사건을 가리키는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군인들의 증언은 대동소이한 것으로 보인다. 대외비 문건 담긴 군인들의 증언은 저서나 각종 매체 인터뷰 등을 인용한 것이다.

    한 11여단 부대원은 언론인 윤재걸 씨가 펴낸 '작전명령 화려한 휴가'라는 제목의 책에 실린 수기에서 "군인들이 일제 사격을 개시, 버스에 탄 18명 중 13명이 사망했다"며 "여고생 1명은 오른손에 총상을 입었다"고 썼다.

    11여단 소속 다른 부대원이었던 경기만 씨는 "생존자를 끌어내 내가 있던 곳까지 데려온 것을 보았다"며 "리어카에는 청년 2명과 여고생, 부상한 할머니가 있었는데, 할머니는 눈에 총상을 입었다"고 증언했다.

    영화 '화려한 휴가'
    영화 '화려한 휴가'영화 '화려한 휴가' 2007.6.15 / 제공 <저작권자 ⓒ 2007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또 11여단 참모장을 지낸 양대인 씨는 "(계엄군이) 매복해서 길목을 지키는데 버스가 검문에 응하지 않고 계속 달리면서 총격을 가해 응사해 버스에 탄 10명가량이 죽었다는 보고를 받은 적이 있다"면서 "유일한 생존자인 여고생은 후송됐다"고 기억했다.

    양 씨는 "피격된 사람의 시체는 가매장했다가 광주 탈환 뒤 그 지역대장이 확인, 발굴해준 것으로 안다"고도 언급, 너릿재 주변의 '암매장'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국방부는 문건에서 이런 증언과 기록을 열거하면서 "사건의 정확한 장소와 시간은 명시하지 않았지만, 23일 발생한 사건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부상자 중 '여고생 1명' 포함이 동일하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국가안전기획부 비공식 자료의 환자 기록은 양 안구(두 눈) 결손 환자 1명으로, 경 씨 주장과 일치한다"며 "23일 52세 여성인 양 안구 결손 환자의 입원 기록으로 미루어 당시 후송됐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결국 국방부가 5·18 당시 계엄군이 부녀자와 학생 등이 탄 버스에 총을 쏴 10여 명이 사망한 사실을 30년 전 이미 파악하고도 그동안 이를 공식 부인해왔다는 얘기다.

    손 의원은 "군이 무장하지 않은 부녀자를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이를 인지했으면서도 부인한 사실이 매우 충격적"이라며 "군이 5·18의 진실 은폐에 골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9월 출범하는 진상조사위원회의 권한을 확대해 군이 은폐했던 모든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국회와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의원은 앞서 지난 11일 계엄군의 성범죄 규명을 조사 범위에 추가하는 내용의 5·18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무소속 손금주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hanjh@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5/18 05: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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