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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조직화하는 '乙의 반란'…대한항공 '직원연대' 뜬다

    사회 | 05-15 09:33


    수사 협조·제보 정리·촛불집회·언론대응 등 '역할분담'


    조양호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 촉구
    조양호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 촉구(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대한항공[003490] 직원과 시민들이 4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조양호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5.4 mon@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익명 채팅방에 모여 산발적으로 총수 일가 관련 제보와 증언을 내놓던 대한항공 직원들이 조직을 갖춰 체계적으로 활동하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이들은 조직을 만들어 사정기관 협조, 언론사 제보, 촛불집회 개최 등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달 12일 이른바 '물벼락 갑질' 이후 힘을 모으기 시작한 직원들의 '을(乙)의 반란'이 얼마나 더 계속되고 커질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대한항공 직원 등에 따르면 전·현직 직원 등 총 3천500여명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5곳에 최근 '대한항공 직원연대 조직구성'이라는 제목의 공지가 올라왔다.





    이 공지는 5개 익명 채팅방을 사실상 모두 운영하고 있는 '관리자'라는 아이디를 쓰는 직원이 올렸다.

    '관리자'는 공지문을 통해 '직원연대' 구성 계획을 알렸다. 그러면서 조직구성 목적을 "조양호 회장 일가와 경영진의 완전한 퇴진을 위한 사정기관 협조 및 자료수집과 직원연대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직원연대 활동 계획으로는 ▲ 각 사정기관 업무 협조 및 청원 ▲ 언론사 제보 및 보도자료 작성 및 배포 ▲ 집회 준비 및 주관 시행 ▲ 사측의 불법행위 및 채증을 통한 직원 불이익 처우 증거 수집 및 고발 ▲ 직종별 불법 비리 수집 및 고발 등을 제시했다.

    '관리자'는 업무를 보면서 혼자 제보 접수와 언론사 접촉, 촛불집회 등을 추진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며 조직을 구성해 총수 일가 퇴진 운동을 효율적으로 하겠다고 했다.

    '물벼락 갑질' 논란 이후 대한항공 해외지점·직원을 통한 총수 일가의 밀수·탈세 의혹, 필리핀 가정부 불법 고용 의혹 등 많은 제보와 증언이 익명 채팅방을 통해 제기됐다.

    제보와 증언이 하나둘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수사기관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하게 하는 등 힘을 발휘했지만, 한계도 있었다.


    대한항공 전산센터 압수수색 마친 관세청
    대한항공 전산센터 압수수색 마친 관세청(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한진그룹 총수 일가 관세포탈 혐의를 조사 중인 관세청 조사관들이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전산센터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품을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2018.4.23 yatoya@yna.co.kr


    보안을 이유로 모든 제보를 익명 채팅방이 아닌 '관리자'의 개인 텔레그램으로 수집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종류의 제보와 증언·자료가 쌓였지만, 이를 '관리자' 혼자 분류하고 정리해 언론이나 사정기관에 전달하는 데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직원연대는 대한항공 객실·운항·정비·여객·일반 등 직종별로 자원자를 받아 총 6명을 선발해 '관리자'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들 6명 역시 가명을 사용하고 텔레그램으로 연락하며 점조직 형태로 활동한다. 각자 맡은 분야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직원들을 조직하는 활동을 한다.

    직원들은 이제까지 '관리자' 한 명이 총괄하던 관련 업무를 조직을 구성해 나눠서 하면 더 큰 위력이 발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항공 직원은 "관리자 한 명이 고생을 도맡아 했다. 본인도 힘들었겠지만, 익명 채팅방에서 툭 하고 올라왔다가 잊힌 제보나 자료도 꽤 있었다"며 "더 많은 사람이 제보방을 조직적으로 관리하고 자료를 정리한다면 총수 일가의 비위가 더 많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찰과 검찰,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출입국관리사무소 등 수사 기능이 있는 정부 기관이 총출동해 한진가 관련 의혹을 샅샅이 뒤지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관련 증언과 자료를 정리해 제공한다면 혐의 입증에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불법 해외재산 도피' 근절을 강조하며 한진 총수 일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을 한 것도 한진가에 대한 사정기관의 칼날을 더욱 날카롭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불법으로 재산을 해외에 도피·은닉해 세금을 면탈하는 것은 우리 사회 공정과 정의를 해치는 대표적 반사회행위이므로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5/15 06:1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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