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최해민 기자 = 지난 4월 9일 오전 1시 10분. 경기 광명시의 한 편의점에 후드티 모자를 눌러쓴 괴한이 들어왔다.
손님을 가장한 괴한이 강도란걸 직감한 편의점 직원은 당장 가게 전화 수화기를 슬그머니 내려놓았다. 그러고 나서 괴한의 요구대로 계산대 현금 40여만원을 순순히 건넸다.
흉기로 직원을 위협하던 괴한은 돈을 받고는 재빨리 편의점을 빠져나갔다.
편의점 직원이 수화기를 내려놓은 건 '한달음시스템'이라는 경보장치를 켠 것. 수화기가 내려지면 7초 후 자동으로 경찰에 신고된다.
경찰은 곧바로 출동해 편의점 근처를 배회하던 괴한을 10분 만에 검거했다.
편의점 강도사건을 대비한 경보장치가 날로 진화하고 있다.
경보장치 덕분에 편의점 강도들이 족족 붙잡히면서 편의점 강도사건은 매년 감소하는 반면 검거율은 10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8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기지역 편의점에 설치, 운영되는 경보장치는 비상벨, 한달음시스템, 풋SOS, NFC(Near Field Communication), 블루투스 등 5가지다.
비상벨은 버튼을 누르면 경찰에 신고가 접수되는 '전통적인' 경보장치다.
설치비 2만원에 월 4천500원의 운영비가 드는데다 강도가 들이닥쳤을 때 바로 누르기가 어려운 탓에 도내 편의점 6천700여곳 가운데 10여곳에서만 이용되고 있다.
편의점 5천500여곳에 설치된 한달음시스템은 편의점 내 전화기 수화기를 내려놓으면 7초 뒤 경찰로 신고전화가 접수되는 방식이다.
설치, 운영비는 무료지만 오류 신고가 자주 접수돼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를 보완한 시스템이 풋SOS다.
발판을 발로 누르면 3초만에 경찰에 신고전화가 접수되는 방식인데, 오류가 적고 강도 몰래 신고할 수 있어 최근 설치 업소가 늘고 있다.
경찰관이 경기도내 한 편의점에서 풋SOS 경보장치를 연결하고 있다.
현재 경기지역 편의점 550여곳에서 설치했다.
운영비는 없지만 4만여원의 설치비가 든다.
편의점 바닥에 놓인 풋SOS 경보장치 발판 스위치.
NFC는 편의점 직원이 근거리무선통신 기능이 탑재된 스티커에 휴대전화를 갖다대면 경찰에 문자메시지로 신고되는 시스템이다.
스티커 비용(개당 2천500원)만 들이면 손쉽게 이용할 수 있고, 3∼7초의 대기시간 없이 바로 신고가 가능하다.
경찰관이 경기도내 한 편의점에서 NFC 기능이 내장된 경보장치용 스티커를 편의점 계산대에 부착하고 있다.
이밖에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한 발판을 3∼5초간 누르면 경찰에 문자메시지로 신고되는 블루투스 시스템(설치비 3만여원)도 있다.
이처럼 경보장치의 진화로 편의점 곳곳에 범죄예방을 위한 환경개선이 이뤄지면서 강도범죄 발생은 줄고, 검거율은 올랐다고 경찰은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도내에서 발생한 편의점 강도사건은 모두 21건으로, 피의자는 전원 검거됐다.
편의점 강도사건은 2012년 78건, 2013년 53건, 지난해 36건 등 매년 감소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검거건수는 72건(6건 미검), 50건(미검 3건), 36건 등으로, 검거율은 92%, 94%, 100% 등 점차 증가해 지난해부턴 검거율이 100%에 이른다.
경찰 관계자는 "경보장치는 범죄예방 환경개선(CPTED)의 하나로, 편의점 내 경보장치가 날로 진화하면서 범행 직후 조기에 강도를 검거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아울러 편의점 방범진단을 통한 취약시간대 집중순찰과 적극적인 수사로 검거율 100%를 달성하면서 '편의점 강도는 반드시 잡힌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 범죄 발생은 줄고, 검거는 높인 '선순환'의 효과를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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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