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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뉴스] ‘산복도로 르네상스’ 관광만 부흥 주민은 뒷전

    부산 | 10-12 10:04


    4일 오전 방문객이 부산 동구 초량동 이바구길 168계단을 오르고 있다. 

     

    11일 오후 2시 ‘산복도로’라고 불리는 부산 동구 초량동 이바구길 168계단을 관광객들이 오르고 있다. 화창한 하늘 아래 굽이굽이 펼쳐진 좁은 계단과 알록달록한 담벼락은 도심에서 이질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산복도로가 인기를 끌면서 평일에도 이 계단은 관광객으로 붐빈다. 경기도 부천시에서 온 관광객 이지연(32) 씨는 “부산에 가면 바다만 보지 말고 꼭 산복도로에 가 보라고 하더라”며 “큰 도시 안쪽에서 옛 모습을 갖춘 골목길을 보니 꼭 타임머신을 타고 20세기로 들어간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계단 중턱에 최선이(79) 씨가 걸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무표정한 최 씨의 얼굴은 168계단에서 봤던 관광객들의 환한 얼굴과 뚜렷이 대비된다. 40여 년간 산복도로를 지켜온 토박이지만, 지금 최 씨는 갈 곳을 잃어버린 표정이다.

    좁고 가파른 이 계단들은 최 씨에겐 ‘벽’ 같은 존재다. 그는 지난해 초 양쪽 무릎의 연골이 닳아 수술받았다. 계단을 밟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나날이 힘들어지면서 계단 너머의 삶은 사라지고 있다. 최 씨는 “낡은 집 앞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 나만 산복도로에 갇혀 있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진행된 ‘산복도로 르네상스(2011~2020년)’ 사업에서 주민들이 소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르네상스 사업으로 산복도로가 문화관광지로 자리를 잡았지만, 이런 성과를 주민의 삶 향상으로 연결시키지 못해 ‘반쪽’ 성공에 그쳤다는 것이다.

    르네상스 사업은 처음에는 ‘물리적 공간 재생’과 ‘삶의 공간 재생’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시작됐다. 물리적 공간 재생은 역사성을 갖춘 관광지로의 개발을 의미한다. 삶의 공간 재생은 생활·문화와 연계한 거주 공간의 개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하지만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해 보면 총사업 예산 809억 원 중 관광 문화 조성에만 409억 원의 막대한 금액이 투입됐다. 반면, 주민 생활 개선엔 101억 원(12.5%)만 쓰였다. 사업 설계 당시부터 관광지로의 개발이 중심에 놓였던 것이다

    산복도로의 대표 관광지인 감천문화마을의 경우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127만 명이 방문해 코로나19 이전 역대 최고치인 2019년의 308만 명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그사이 주민들의 이탈은 계속됐다. 2010년 3161명이던 마을 주민 수는 현재 절반인 1558명으로 줄었다. 물리적 공간 재생은 성공적이었지만, 삶의 공간은 오히려 움츠러드는 셈이다.

    사업이 진행되고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주민의 삶이 오히려 더 버거워졌다는 평가도 있다. 감천문화마을에서 42년간 세탁소를 운영해 온 임순자(72) 씨는 “외국인이 사진을 찍으려고 슬레이트 지붕에 올라갔다가 지붕이 무너지는 일도 있었다. 관광객이 늘면서 말썽만 늘었다”며 “처음엔 공사를 한다기에 살기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아진 부분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산복도로에서 주민들이 계속 밀려나면 산복도로의 인기도 결국 시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복도로가 주목받는 이유는 주민의 삶이 공간에 녹아들며 독특한 풍경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경성대학교 강동진 도시공학과 교수는 “문화적 차원에서 산복도로 재생을 위한 접근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주민의 주거 환경에서는 명확한 개선을 이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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