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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피니언] [연합시론] 14년간 상속재산 존재 몰랐다니…재벌 탈세 엄정 수사해야

    컬럼 | 05-11 09:36


    (서울=연합뉴스) 검찰이 잇달아 재벌가 탈세 의혹에 칼날을 들이댔다. 검찰은 9일 LG그룹 본사를 압수수색을 했다. LG그룹 총수 일가가 LG상사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100억 원대의 양도소득세를 탈루했다는 혐의 때문이다. 검찰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서도 조세포탈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에 들어갔다. 조 회장을 포함한 그의 형제자매 5명이 아버지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의 해외 재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500억 원 이상의 상속세를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LG 탈세 의혹에 재계는 당혹해 하고 있다. 이 그룹은 지배구조 모범사례라는 칭찬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른바 '오너 리스크'도 다른 재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었다. LG 측은 주식 매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양도소득세에 대해 세무당국과 해석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의 칼끝이 탈세 의혹을 넘어 그룹 4세인 구광모 LG전자 상무의 경영권 승계 추진 과정까지 파고들어 갈 가능성도 있다. 한진그룹은 이제 해명하기에도 딱하게 됐다. 조 회장을 포함한 5남매가 해외에 상속재산이 있다는 것을 지난 2016년 뒤늦게 알았고, 그때 이 사실을 국세청에 신고했다는 것이 그룹 측 설명이다. 납부기한이 이달 말이어서 아직 세금을 내지 않았지만, 고의적 탈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조중훈 회장이 사망한 것은 2002년이다. 상속세 500억 원 이상을 내야 할 만큼 큰 재산이 있다는 것을 14년간 몰랐다고 하면 누가 납득하겠는가. 조 회장 가족들은 이미 갑질, 관세포탈 혐의로 관세청,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재벌사들은 시도 때도 없이 수사받고, 조사받는데 어떻게 투자와 고용에 나설 수 있느냐고 항변한다. 이런 주장에 전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이든, 재벌이든, 일반 국민이든 법과 규정은 지켜야 한다. 그래야 법치가 세워지고 민주주의가 살아난다. 특히 탈세는 예외 없이 엄하게 다뤄야 한다. 봉급생활자를 비롯한 성실 납세자들은 힘없는 사람들만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부자들의 탈세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세청은 최근에 기업인을 포함한 부유층 39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들어갔는데, 이들은 해외 주식ㆍ부동산 양도차익을 숨기고 해외공사 원가를 부풀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했다.

    서민은 연말정산 때 세금 몇십만 원 추가로 내거나 되돌려 받으면서 울고 웃는다. 재벌이 탈세했다면 이는 서민의 홀쭉한 주머니를 터는 행위와 다를 게 없다. 직원들에게 물컵을 던지는 일탈행위와는 차원이 다르다. 당연히 검찰이 엄정하게 수사해야 할 대상이다. 경영권 승계과정에 불법이 있었는지도 세밀히 들여다봐야 한다. 그동안 한국 재벌들은 경영과 소유를 떼어내야 한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그룹 3∼4세로 경영권 세습을 추진해왔다. 여기서 편법이나 불법이 있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다만, 이런 조사가 정치적 판단에 따른 재벌 '손보기' 차원이라면 정당성과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어디까지나 조세 정의와 법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목적에서 조사하고 처벌해야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5/10 16:1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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