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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전'·'식체'…편의점 약 설명서 '너~무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밀전하다', '식체'…
편의점에서 산 약의 설명서에 나오는 단어들이다. 일반인이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밀전하다와 식체는 '뚜껑을 꼭 잠근다', '소화 장애'라는 말을 각각 어렵게 쓴 것이다.
약사의 설명을 대신해야 하는 편의점 약, '안전상비의약품'의 설명서가 모든 국민이 편안하게 읽기에는 다소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대 약학대학 이인향 교수팀은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소화제, 파스, 해열진통제 등 전체 13종의 안전상비의약품 설명서가 국민의 평균 독해력인 초등학교 6학년 수준보다 어려운 난이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의약품 설명서에 쓰인 모든 단어를 난이도 별로 1등급(미취학 아동), 2등급(초등학교), 3등급(중·고등학교), 4등급(대학 이상)으로 나눴다. 초등학교 6학년 국어 교과서도 같은 방식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설명서는 교과서보다 1·2등급 단어를 10%정도 덜 사용하고, 어려운 3·4등급 단어를 오히려 10%정도 자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장 어려운 4등급 단어가 설명서에서 9.4%를 차지해 읽기 난도를 높이는 주범이 됐다. 비교 대상인 초6 국어 교과서의 4등급 어휘가 전체의 0.9%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설명서에는 2등급 이하 쉬운 단어가 전체의 78.3%에 불과했다. 초등학교 6학년 국어 교과서(95.7%)보다 훨씬 적은 비율이었다.
이인향 교수는 "의약품 설명서에는 어려운 전문 용어가 필연적으로 등장해 읽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도 너무 난해한 편"이라며 "약사나 의사의 처방없이 살 수 있는 약품 설명서는 남녀노소, 교육 수준과 상관없이 모든 국민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제작돼야 한다"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밀전, 식체 등의 불필요한 어려운 한자어를 빼고 글씨 크기를 키우는 등 읽기 취약계층을 더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junm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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