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중 벽면이 뜯겨져 나간 미 알래스카항공의 보잉 737 맥스9 여객기. 
 
비행 중 벽면이 뜯겨져 나간 보잉 737 맥스9 여객기에서는 비상착륙까지 10분간 기내에서는 소지품이 외부로 빨려나가고 승객들은 가족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등 극도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행 중 동체 일부가 떨어져 나간 알래스카항공 보잉 737맥스 9 여객기가 비상착륙 하기 전까지 긴박했던 기내 모습을 전했다.
사고는 지난 5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국제공항을 막 이륙한 알래스카항공 1828편 항공기에서 발생했다. 승객은 171명, 승무원은 6명이었다.
이륙후 4876m 상공을 날고 있던 비행기에서 갑자기 펑 소리가 나더니 그 뒤 더 큰 굉음이 이어졌다. 이륙 약 15~20분 뒤 26열 좌석 옆에서 항공기 일부가 떨어져 나간 것. 그곳으로 공기가 쉭쉭 거리는 소리를 내며 빠져나갔다. 휴대폰과 곰 인형, 승객의 셔츠까지 구멍으로 빨려 들어갔다.
기내 압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산소마스크가 내려오자 기내 이곳저곳에서 충격으로 인해 헐떡이는 소리가 들렸다. 공기가 부족해졌고 일부 승객들은 산소마스크를 쓰기 전까지 숨을 쉬려고 애썼다.
일부 승객들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보기 위해 일어섰다. 그러자 승무원들이 안전벨트를 매고 자리에 앉아있으라고 급하게 지시했다.
그러던 중 승객 한명이 “비행기 옆에 구멍이 났어요”라고 소리를 질렀고, 승객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기장은 관제소에 비상사태라며 기내 압력이 떨어져 포틀랜드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구멍이 난 부분 바로 뒷좌석인 27열에 앉아있던 승객 스레이소어 언은 아들의 손을 붙잡고 안전히 착륙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죽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언의 아들 조슈아 매콜은 자신이 휴대전화를 떨어뜨렸는데 나중에 그 휴대전화가 할머니에게 선물로 받은 곰 인형과 함께 기체에 뚫린 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8열에 앉았던 승객 크리스토퍼 히크먼은 누군가가 “내 아들 셔츠가 찢어졌어요”라고 비명을 지르는 것을 들었다고 했다.
히크먼은 옆에 앉아있던 여성 승객이 “손 좀 잡아도 될까요”라고 묻자 알겠다고 답하며 그 승객과 옆자리에 있던 어머니의 손을 꼭 붙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우리는 서로에게 힘이 돼 주려 했어요”라고 말했다.
공포에 질린 일부 승객들은 휴대전화로 가족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18B 좌석에 앉아있던 에마 부는 부모님에게 “저 지금 너무 무서워요”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틱톡 동영상을 올리며 “저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저는 죽고 싶지 않아요”라고 적었다.
수 분이 지나고 비행기가 착륙을 위해 하강하는 동안 승객들은 산소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었다. 이륙 27분 뒤 비행기는 착륙에 성공했고 3분 뒤에는 게이트로 돌아왔다. 비행기가 무사히 착륙하자 승객들은 안도의 손뼉을 쳤다.
응급구조대원들이 승객들의 상태를 확인했는데, 승객 중 일부는 손가락이 마비된 느낌이 든다고 말했고, 휠체어에 앉아 다리를 치료받고 있는 남성도 있었다.
다른 항공편으로 서둘러 온타리오에 왔다는 히크먼은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며 “충격적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조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