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중대선거구제 도입 압박

국힘, 시간부족 이유 소극적

출마자 '난 어디로 뛰나' 초조

6·1지방선거가 5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기싸움에 광역·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이 지연되고 있다.3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5일 열렸지만, 선거구 획정을 위한 선거법 개정안 처리는 불발됐다. 여야가 기초의원 3~5인 선거구(중대선거구제) 도입과 2인 쪼개기 금지, 광역의원 정수 조정, 선거구 획정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전날부터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요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정의당과 941개 시민단체도 이날 회견을 열어 기초의회 3인 이상 중대선거구 확대를 포함해 지방선거의 비례성을 개선하기 위한 결단을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다양한 민의를 정치에 반영하기 위한 정치개혁 차원에서 기초의원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를 주장하지만 대선 직전에야 이슈몰이에 나선 탓에 대선 패배 후 동력을 잃었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 도입을 목표로 제도를 바꾸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며 논의에 소극적이다.

민주당 비대위원인 조응천 의원은 라디오에서 선거법 개혁과 관련 “이건 꼭 해야 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위한 민주당의 ‘착한 강행 처리’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가 선출된 직후인 오는 15일을 법안 처리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상태다.

반면 정개특위 국민의힘 간사인 조해진 의원은 전날 “현재로서는 정개특위가 지난 2~3개월 동안 고생한 게 수포로 돌아가는, 무효화되는 결론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풀뿌리 민주주의 측면에서 보면 기초의회까지도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고 다당제를 만드는 것은 개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광역의회 선거구를 결정해줘야 각 시도의회에서 기초의회 선거구를 획정할 수 있다. 그러나 6개월 전 획정 규정은 물론 중앙선관위가 국회에 요청한 획정 기한(3월 18일) 역시 이미 지났다. 후보들은 경기장도 모르는 상태에서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진보당 석영철 창원시의원선거 예비후보는 이날 경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창원은 성산구 의창구가 행정구역 개편을 했는데 창원-라 선거구에 대원동 용지동이 포함될지 알 수가 없다”며 “저는 어디 가서 선거운동을 해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국회 안팎에서는 현 상황대로라면 4월 국회 처리도 불확실하고, 후보자 등록일인 다음 달 12일이 닥쳐서야 선거구 획정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