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구는 사실상 조병길로 낙점
- 원정희 전 금정구청장 출마 접어
- 김재윤·이순용·박성명 등 경쟁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기초단체장 선거 공천 접수에 들어가는 등 공천 절차가 본격화하면서 일부 지역 당원협의회별로 당내 공천 경쟁 후보의 ‘교통정리’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장제원 국회의원이 이끄는 사상구 당협은 최근 조병길(63) 구의회 의장으로 구청장 후보를 사실상 낙점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애초 사상구 당협은 참신성과 행정능력을 함께 갖춘 외부 인물 영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했으나, 사상구청 공무원 출신인 조 의장을 후보로 내세워 구청장직 탈환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의장은 사상구청에서 30년 이상을 근무한 뒤 퇴직하고 4년 전 의회에 입성했다. 집행부와 의회를 모두 경험해 구청장이 장기 공석 중인 사상구를 정상화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당 내에서 나온다. 조 의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됐지만 후반기 의장 선출 과정에서 민주당을 탈당한 뒤 지난해 국민의힘에 들어갔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의 구청장 유력 후보로 이날 출마 선언을 한 신상해(66) 시의회 의장과 부산전자공고 동문이다.

부산시당 위원장인 백종헌 의원의 지역구인 금정구에서도 당내 경쟁 구도에 변화가 감지된다. 3선 재도전을 준비하던 원정희 전 구청장이 공천 신청을 하지 않기로 했다. 원 전 구청장은 “여러 사정을 감안해 서류를 접수하지 않는 것으로 마음을 정했다”며 “금정구 발전과 주민 행복을 위한 구정을 이끌 적임자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 의원과 원 전 구청장은 이 지역 정치권에서 오랫동안 함께 활동해 온 정치적 동지이자 경쟁자 관계였다. 원 전 구청장은 최근 백 의원의 ‘의중’을 파악한 뒤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정구 당협 전 사무국장인 김재윤(64) 구의회 의원과 이순용(63) 전 금정경찰서장, 박성명(66) 전 시의회 의원 등이 공천 경쟁을 벌인다. 원 전 구청장의 지역 기반과 인지도를 감안할 때 원 전 구청장의 출마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됨에 따라 후보 간 경쟁 구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 외에도 지역 당협 곳곳에서 단체장 예비후보 간 경쟁이 격화하자 당협위원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사전 정지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당협위원장이 구청장 후보로 선호하는 특정 인사가 알려지자 광역·기초의원 선거 출마 희망자들이 이 인사에게 간접적으로 줄을 대고 있다는 이야기도 파다하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8일까지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선거에 입후보하려는 출마자들의 공천 신청을 받는다. 다음 주부터 후보자 면접이 시작되고, 오는 20일께 단수 추천 또는 경선 대상 지역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