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 혁신 동기 부여…시의회 실력 키워야"
"시·시교육청 변화 노력 안 보여…시의회 논의 체계적 관리 못 해" 일침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은 부산 지방의회 권력이 더불어민주당으로 이동한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시민을 무서워하는 시의회가 됐다는 것을 꼽았다.

박 의장은 27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과거 정치 지형에서 정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돼 지역 국회의원과 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시민의 눈치를 보는 의회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부산을 혁신하겠다며 8대 의회가 출발했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공직사회가 부산을 바꿔야 한다는 강한 동기와 의지를 갖게 하고 시의회도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의장과 일문일답.

-- 8대 부산시의회 성과는.

▲ 3대 방향(현장·소통·연구중심)에 충실하게 운영했다. 현장에 가서 시민하고 소통하고 연구 활동도 열심히 했다. 시민의 삶 속에 있는 다양한 의제가 의회를 통해 공론화장으로 나온 게 가장 큰 성과다. 감정노동자, 이동노동자, 아세안 이주민 등 다양한 분야 토론회가 이어졌다. 장애인 분야만 보더라도 소통, 구강 진료권, 주거 자립 등 세부적인 내용으로 토론회가 이뤄졌다. 다만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예산에 반영하는 등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해 아쉽다.

-- 지방 의회 권력이 더불어민주당으로 이동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어떤 변화가 있나.

▲ 40대 초선 여성 의원이 부산 시민을 대표 할 수 있다는 게 변화다. 과거 정치 지형에서 정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돼 지역 국회의원과 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시민의 눈치를 보는 의회가 되고 있다. 시민 누구나 시의회를 가깝게 느끼고 있다. 시민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고 시민을 무서워하는 시의회가 됐다.

-- 부산시·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와 내년 예산 심의에 관한 평가는.

▲ 시민단체에서 한 행정사무감사 평가가 예상보다 못해 뼈아프게 받아들인다. 부산 혁신을 위한 공직사회 변화를 끌어내지 못했다. 의회가 정확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했고 공직사회를 압도하는 실력도 갖추지 못했다. 시의회는 변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부산시와 시교육청은 변화하려는 노력조차 잘 보이지 않았다.

-- 전반기 상임위원회 문제점과 후반기 상임위 구성 방향은.

▲ 특정 상임위원회에 너무 많은 업무가 몰리는 문제점이 있었다. 부산시와 시교육청 예산이 17조1천억원이다. 의원 1인당 심의하는 예산이 3천600억원이다. 업무 연관성을 고려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상임위원회 업무를 나눠야 한다. 내년 1월부터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상임위 구성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 올해 해외연수를 포기한 의원이 많다. 지방의원 해외연수에 관한 의견은.

▲ 올해 3개 상임위원회가 공무국외 출장을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해외 연수는 의원 업무에서 극히 일부다. 이 문제로 시민에게 걱정을 끼친 것에 송구하게 생각한다. 의원 자체 평가, 공무국외 출장 심의 위원 평가, 옆에서 지켜본 공직자와 시민사회 평가를 통해 개선방안을 보완해 나가겠다.

-- 최연소 광역지방의회 의장으로서 정치권에 하고 싶은 말은.

▲ 부산시의회를 보면 의장·부의장·예결위원장이 여성이다. 47명 의원 중 10명이 여성이다. 이전 부산시의회 기준으로 보면 늘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부산엔 여성 국회의원이 한명도 없다. 내년 부산 총선에서 여성 국회의원 몇 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 남은 임기 의정활동 방향은.

▲ 부산 혁신을 내세우며 8대 의회가 출발했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절감했다. 공직사회가 부산을 바꿔야 한다는 강한 동기와 의지를 갖게 해야 한다. 시의회도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남은 임기 2년 반 동안 계속 부산 혁신을 시도하고 도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