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종민 기자 = 무자료 거래가 만연하면서 조세행정의 사각지대로 오명을 받아온 서울 동대문과 남대문 일대 내 의류수출업자들이 세관의 철퇴를 맞았다.
밀수출과 환치기로 2조4천억원대 불법 외환 외환거래를 일삼던 동대문과 남대문 일대 의류제조·수출업자, 환치기 브로커, 환전상 등 91명이 세관에 적발됐다.
부산경남본부세관은 동대문과 남대문 일대 의류 수출업자 67명을 비롯해 운송 및 환치기 브로커 23명, 환전상 등 밀수출과 불법 환치기를 일삼아 온 일당 91명을 관세법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 검찰에 송치하고 국세청에 통보했다고 13일 밝혔다.
세관에 따르면 의류 수출업자 A(50)씨 등 67명은 2010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1천838억원 상당의 의류를 일본에 밀수출한 후 그 대금을 보따리상, 일본인, 재일동포 등을 통해 수출대금이 아닌 사업자금인 것처럼 속여 국내로 위장 반입해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환전상 B(45)씨는 A씨 등 의류수출업자들이 환전을 요구하면 미리 확보하고 있던 수백명의 외국인 여권 사본을 이용해 5천 달러 이하로 소액환전한 것처럼 기록을 조작해 돈을 바꿔주는 수법으로 그동안 1조8천억원대의 돈을 환치기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환전상 B씨는 현금거래나 수상한 거래 등을 관계 당국에 신고해야 하는 의무를 피하려고 신고기준인 5천 달러 이하로 쪼개 환전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A씨를 비롯한 의류수출업자들은 매출을 누락시켜 탈세할 목적으로 그동안 은밀히 거래해온 운송업자나 환치기 브로커에게 밀수출을 의뢰하고, 수출대금은 보따리상, 재일동포 등 인편을 통해 받은 뒤 환전상을 통해 원화로 바꿔온 것으로 세관 조사에서 드러났다.
관세청과 부산경남본부세관은 2013년 5월부터 이들의 불법거래를 포착, 2년여 동안의 수사 끝에 이들 간에 이뤄지는 자금 흐름을 파악해 검거했다.
세관은 이번 조사과정에서 확보한 불법 환전내역 자료를 정밀 분석해 추가 범죄행위를 밝혀내는 한편 불법 자금 원천을 추적해 찾아낼 계획이다.
한성일 부산경남본부세관 조사국장은 "지금까지 동대문, 남대문 등지에서 제조, 수출해온 의류 등은 상당수 무자료 거래로 이뤄져 조세당국에서도 접근하기 어려운 사각지대였다"며 "이번 단속이 이 일대 지하경제가 양성화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ljm703@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7/13
